글로벌 철강 원료업계 재편과 파급 영향 - 포스리

글로벌 철강 원료업계 재편과 파급 영향 - 포스리

  • 철강
  • 승인 2009.07.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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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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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메이저 출현 초읽기 … 시장판도 급변

최근 철강 원료업계에서 대규모 구조개편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경제위기로 중단됐던 원료 수퍼 메이저 업체 출범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과거 원료업계에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소규모 기업 간 인수·합병(M&A), 수급 조절력 확대를 위한 중대형 기업 간 통합이 진행돼 왔다. 최근에는 메이저 업체 간 합종연횡이 새로운 조류로 등장하면서 수퍼 메이저 업체의 탄생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중견업체들의 구조개편과 더불어 업계 전반에 걸쳐 친중국 세력이 급부상하고 있다.<편집실>

● 메이저 원료업체 간 합종연횡 재현

최근 BHP빌리튼과 리오틴토의 조인트 벤처(JV) 합의가 메이저 원료업체의 재편을 촉발하고 있는데, 그동안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수익성이 악화돼 유동성 위기에 처한 메이저 원료업체들이 구조개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컨대 리오틴토는 알칸 인수 이후 부채가 급증했고, 세계 2위 원료탄 수출업체인 테크 리소시스도 인수 차입금 증가 등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또한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원료업체들의 시장가치가 대폭 하락해 인수 부담이 줄어든 것도 재편을 촉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BHP빌리튼과 리오틴토는 지난 6월 양사가 보유한 서호주 지역의 모든 철광석 프로젝트에 조인트 벤처를 설립키로 합의했다. 현재 EU, 서호주 지역 감독 기구의 승인 절차를 남겨 놓고 있으며, 승인 획득 시 내년 중반경 조인트 벤처 설립이 완료될 예정이다. 양사는 합작을 통해 글로벌 시장지배력 강화 및 원가절감을 통한 시너지 확대를 추구하고 있는데, 시너지 효과는 약 1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작사는 철광석 수출 규모가 3억 2300만톤, 세계시장 점유율 38%로 발레를 능가하는 초대형 철광석 공급사로 부상하게 된다.

양사의 철광석 부문 합작 합의 이후 원료탄 부문에서도 세계 3위 원료탄 수출업체인 엑스트라타가 4위 업체인 앵글로 아메리칸에 통합을 제안했고, 발레도 원료탄 사업 확장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 중견·신생업체, 다양한 생존 전략 모색

메이저 원료업계의 재편 움직임에 대응해 중견 및 신생 원료업체들도 합병·인수 또는 제휴 등 다양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인도의 세사 고아가 뎀포그룹의 철광석 자산을 인수해 철광석 생산량을 연간 1000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고, 캐나다 WCCC도 영국의 캠브리안 마이닝을 인수해 원료탄 생산량을 3배 이상 증가시킬 예정이다. 철광석 메이저 업체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호주의 FMG는 API와의 제휴를 통해 항만 등 인프라를 공동 사용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중견·신생업체들은 중국·일본 등 해외 자본을 적극 유치해 호주 서남부 지역의 자철광 광산과 모리타니아 등 아프리카 지역의 신규 유망광산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 중국, 새로운 주도세력으로 부상 중

한편 중국이 세계 원료시장에서 새로운 주도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재정 지원 아래 에너지 및 광물자원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투자를 적극 추진 중인데, 이는 원료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공급 한계로 해외 의존도가 대폭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2001년 9200만톤에서 올해는 5억톤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며, 원료탄의 경우도 2007년 순수입국으로 전환된 이래 올해 수입량은 생산 통제 등으로 2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중견 원료업체의 지분 인수 및 유망광산에 대한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철광석 분야에서는 호주·브라질·캐나다 및 아프리카 등 글로벌 차원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원료탄 분야에서는 호주·인도네시아·몽골을 중심으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메이저 원료업체에 대한 인수 시도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최근 중국투자공사가 테크 리소시스의 지분 17%를 매입했고, 중국알루미늄공사는 리오틴토 주식의 추가 매입을 지속적으로 시도할 전망이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에 따른 친중국계 집단 형성으로 자원·원료업계에서 ‘중국 패권주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원료업계의 재편은 글로벌 원료 및 철강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저 원료업체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현재의 연간 벤치마크 가격체제가 붕괴되고 하이브리드 가격체계 등 다양한 가격체제가 등장할 전망이다. 또한 주요 철강사들의 개발 투자 경쟁을 촉발하고 원료 가격의 상승을 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철강사들은 원료 가격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고, 안정적 조달을 위한 전략적 추진이 필요하다.

 

허진석 수석연구위원<포스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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