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전시행정’에 치가 떨린다

말뿐인 ‘전시행정’에 치가 떨린다

  • 철강
  • 승인 2009.10.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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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차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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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있는 국내 비철금속 업체 취재를 하면서 이상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많은 업체가 그간 닦아온 터를 떠나 머나먼 지역에 새로 둥지를 틀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업체는 타 지역에 새로 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공장 이전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경기도가 더 이상의 신증설을 허가하지 않아 다른 지역으로 공장을 옮길 수밖에 없는 경우다. 앞서 관련 기사를 통해 수차례 언급했지만 신증설 때문에 환경오염 피해가 더욱 발생한다면 신증설 제한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설비합리화 및 최신 환경설비 도입 때문에 더욱 환경적인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데 이를 막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말뿐인 전시행정’, ‘규제를 위한 규제’ 등의 구태(舊態)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자기 안위를 위해 복지부동하고 있는 일부 담당 공무원의 문제가 그대로 드러나는 내용이다.

이런 상황을 접하고 보니 그간 언론을 통해 수도권 규제의 문제점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해왔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떠올랐고, 김 지사가 그간 성토해온 수많은 말들을 되짚어보니 김 지사와 담당 공무원과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한 의문을 풀고자 김 지사에 공식 인터뷰 내지는 답변을 요청했으나 일정이 너무 빠듯하다는 이유로 만남과 답변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을 뿐이다.

질문에 어떤 답변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인터뷰를 할 시간에 차라리 현장에 가서 기업의 고민을 하나라도 더 듣겠다는 것이라면 더 언급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각종 행사에 얼굴 내비치고 홍보할 시간은 있어도 기업의 고민을 들을 시간은 없는 듯하니 아쉬움이 크기만 하다.

기업이 경영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만 외칠 것이 아니라 그동안 세금 꼬박꼬박 내며 지역 경제 발전에 공헌해온 기업들이 어떤 어려움에 부딪혀 있는지, 그들의 성장을 막는 것은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보길 바란다.

터무니없는 이유로 기업의 성장을 막고 결국에는 내쫓다시피 하면서 성과 드러내기에 급급한 실속없는 전시행정은 그만두고.

차종혁기자/cha@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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