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생산능력 증가, 공급과잉 우려 된다

철근 생산능력 증가, 공급과잉 우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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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5.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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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하영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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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은 2000년대 이후 꾸준히 개선, 향상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상공정 위주의 투자 지속으로 상하공정 불균형, 다시 말해 상공정 능력 부족이 급격히 해소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실제로 2008년 83.3%에 그쳤던 조강자급률(조강생산량÷강재생산량×100)은 지난해 85.3%로 개선됐으며 올해는 대략 90% 대까지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세계 철강업계가 경제침체로 대부분 철강설비 투자를 중단하거나 취소하는 상황에서도 국내 철강기업들은 전통인 강력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꾸준한 투자를 지속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국내 철강 산업구조 특성상 상공정 투자가 대부분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는 반면 하공정, 특히 일부 제품 분야의 투자는 설비능력 과잉으로 인한 판매경쟁 심화와 가동률 저하로 오히려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번 철강재 가격 인상에서 후판의 경우 열연강판의 절반 수준만 가격을 인상했다. 잘 알다시피 조선산업의 장기 호황으로 후판의 경우 가장 오랫동안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됐지만, 최근 연간 약 500만톤의 생산능력이 증가하는 와중에 조선산업의 불황으로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다른 어느 강재보다도 공급과잉의 늪에 빠져있는 철강 제품이다.

일면 워낙 어려운 조선산업을 지원한다는 명분도 있지만 내면적으로 국내시장 자체가 공급과잉이므로 수입재의 유입을 막기 위해서 가격 인상폭에 제한을 두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지난 5월 3일 발행된 본지의 1면 톱기사에서는 오는 2015년까지 철근 공급능력이 최대 433만톤까지 늘어날 것이란 내용이 게재됐다. 현재 철근 생산(압연)능력은 7개 제강사와 6개 압연(단압)업체를 합쳐 1,230만톤 정도인데 이것이 1,663만톤까지, 기존 설비능력 대비 대략 35%나 공급능력이 늘어나게 된다.

수요 측면을 보면, 국내 건설산업이 후퇴 단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성숙단계에 진입해 있어 철근 수요의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략 1천만톤 내외의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론이다. 더욱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일본을 생각해보면 그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수급 측면에서 더 이상의 철근 생산능력 확충은 경쟁력과 가동률 측면에서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원료인 철스크랩의 경우에도 2020년대 중반 이전에는 자급이 어려울 것이 분명하고 현재 전기로 증설을 감안하면 훨씬 뒤로 미루어질 가능성도 큰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려 400만톤을 넘는 철스크랩의 추가 수요 역시 전기로제강업 전반에 큰 부담이 될 것이 분명하다.

현재 철근 압연능력 증설을 추진, 검토 중인 동국제강, YK스틸, 대한제강은 기존 상하공정의 균형, 합리화 추진 과정에서 증설이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동부제철의 경우 완전 새로운 시장진입을 검토 중이다. 이들 업체들의 좀 더 신중하고 책임 있는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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