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協, 수출 증가 71.7%…투자 유치 52.8% 기대
EU와 교역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한·EU FTA 체결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교역증가에 따른 매출 증대, 부품소재와 설비 수입 시 비용절감, 기술개발 협력, 투자 유치 등을 한·EU FTA의 효과로 지목한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이경태)이 한·EU FTA 공식 서명을 계기로 EU와 교역하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 337개사의 86.7%가 한·EU FTA가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답하였고, 71.7%가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는 등 FTA 효과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EU와 제3국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도 각각 52.8%와 51.9%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한·EU FTA를 보는 시선이 긍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FTA가 발효되면 EU로부터 수입하는 공산품의 90.7%에 대한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등 한·EU FTA는 시장개방이 신속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관세철폐 혜택을 노린 기업들이 수입선을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설문조사 결과, 38.8%의 기업이 수입선을 EU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하여 이를 재확인시켰다. EU로의 전환계획이 있는 기업들의 현재 수입선은 중국, 일본, 미국 순으로 많았다.
하지만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기업들 중 EU로 전환하겠다는 기업과 전환하지 않겠다는 기업 수가 비슷한 것과 달리,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기업들은 전환하겠다는 기업의 수가 전환하지 않겠다는 기업 보다 2배 이상 많았고,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기업들은 그 비율이 3배나 되었다.
이는 중국산보다 일본산과 미국산이 EU산과 직접 경쟁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는데, 한·EU FTA가 과도한 대일무역 역조 해소에 기여할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국제무역연구원 조성대 수석연구원은 “한·EU FTA는 EU라는 거대 선진시장을 빠른 속도로 개방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어 기업들의 기대치도 높고, 활용여하에 따라 체감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발효되기만 무작정 기다리고 있다가는 FTA의 관세철폐 혜택을 보지 못하는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EU로 수출하려는 기업의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EU FTA 활용을 위한 기업의 준비는 아직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EU FTA는 6천 유로 이상 수출인 건은 사전에 원산지기준을 충족했음을 증명하는 “인증수출자”로 지정을 받아야만 특혜원산지증명을 자율발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설문조사 응답기업 중 3.3%만이 지정을 완료했고, 12.5%는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41.8%는 FTA 발효가 확정되면 준비하겠다고 답했고, 아직 준비를 하지 못하거나 인지하지 못했다고 답한 기업도 36.8%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