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韓·베트남, 中 열연 반덤핑 ‘판박이 조사’…베트남은 쐈다, 한국은?

[단독] 韓·베트남, 中 열연 반덤핑 ‘판박이 조사’…베트남은 쐈다, 한국은?

  • 철강
  • 승인 2025.07.1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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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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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기간·제품·시장 구조 모두 같아…7월 24일 예비판정, 관세 부과가 ‘시험대’

베트남이 중국산 열연강판에 반덤핑 관세를 확정한 가운데 같은 시기와 제품 범위 등 유사한 조건으로 조사를 진행 중인 한국 무역위원회의 결정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7월 24일 중국산과 일본산 열연강판 대상 반덤핑 예비판정 결과가 나올 예정으로, 관세 부과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은 이미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확정했다.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이 자국 산업에 피해를 초래했다고 판단한 결과다.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이달 6일부터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업체별로 23.10~27.83%의 반덤핑 관세를 5년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조사 대상은 두께 1.2~25.4mm, 폭 1,880mm 이하, 탄소 함량 0.3% 이하의 탄소강·합금강 열연강판으로, HS코드는 7208, 7211, 7225, 7226에 해당한다. 이는 한국에서 현재 조사 중인 품목과 사실상 동일한 규격과 범위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AI로 생성한 이미지.

한국도 같은 시기, 같은 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무역위원회는 2024년 12월 19일, 현대제철의 신청을 받아들여 중국과 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공식 조사개시일은 2025년 3월 4일이며, 조사 대상 제품 역시 두께 1.2~25.4mm, 폭 1,880mm 이하의 탄소강 및 합금강 열연 제품이다.

특히 양국 모두 덤핑 판단의 기준 기간을 2023년 7월 1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로 동일하게 설정한 점이 주목된다. 수입량 증가, 가격 하락, 유통시장 내 저가재 확산 등 주요 시장 변수도 유사하게 전개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베트남이 똑같이 2023년 7월부터 1년을 조사 기준으로 삼았다는 건, 그 시기가 중국산 저가공세가 정점이었단 방증”이라며 “베트남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세를 결정했고, 한국도 같은 데이터를 보고 있다면 결론이 달라질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사 기준이 같고, WTO 등 국제무역 규범에 따른 절차를 밟고 있다면 한국도 베트남과 유사한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 2월 임시 관세를 부과했으며, 이달 초에는 본 관세 부과를 최종 확정했다. 제소에서 관세 확정까지 약 12개월이 소요된 셈이다.

한국은 현재 예비판정을 앞두고 있으며, 오는 7월 24일 무역위원회가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9월경 잠정관세 부과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이번 조치를 통해 중국산 수입재가 시장 가격 질서를 왜곡하고 있다는 점을 제도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산 정품 유통 기반을 회복하고 시황 또한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베트남은 조사 과정에서 중국 업체들이 제안한 ‘최저가격 준수 협정(Price Undertaking)’을 실효성 부족 등의 이유로 수용하지 않고, 직접적인 관세 부과를 선택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실질적인 시장 통제와 가격 정상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철강업계의 관계자는 “조사 기준, 제품 사양, 수입 구조, 판단 시점까지 대부분이 베트남과 일치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조건에서 한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업계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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