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험한 백호(白虎)의 해도 두드려 건너자

영험한 백호(白虎)의 해도 두드려 건너자

  • 철강
  • 승인 2010.1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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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호근 hogeu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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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근 기자
‘황금돼지도 안 부럽다’는 백호(白虎), 경인년 한해가 아쉽게도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2009년의 경기한파로 놀란 가슴 때문일까. 반신반의(半信半疑)의 마음으로 숨 가쁘게 달려온 올 한해는 여러 면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안겨줬다.

올 한해 국내 알루미늄 업계 역시 대부분의 품목에서 서운치 않은 경영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적잖은 업체들은 주변을 의식한 표정관리가 필요할 만큼 사상 최대 경영성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우려를 뛰어넘어 기대마저 웃돈 올 한해의 호조 때문일까. 하반기 들어 국내 알루미늄 업계는 품목을 불문하고 설비투자 소식을 봇물 터지듯 쏟아내고 있다. 설비투자 대부분이 생산능력을 늘리는 증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알루미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알루미늄 압연 업계는 전체가 크고 작은 설비투자로 들썩이고 있다. 또한 올 한해만 20대에 가까운 압출기를 들였다는 알루미늄 압출 업계는 내년에도 추가 설비도입이 이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가동률이 50%를 밑돈다던 알루미늄 합금 업계도 일제히 공장신축과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09년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는 평가는 분명 우리 알루미늄 업계의 당당한 몫이다. 하지만 불과, 1~2년 전만 해도 품목을 불문한 우리 알루미늄 업계 전체의 화두는 ‘과잉 생산능력’이었다. 대부분이 국내 수요량 대비 두 배 이상의 생산능력을 지닌 탓에 ‘과잉 생산능력을 줄이는 일이 모두가 살 길’이라 성토했던 때가 그리 오래 전 일 같지 않다.

요즘 알루미늄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설비투자 붐을 비꼬고 싶은 뜻이 아니다. 다만, 약속이나 한 듯이 다양한 설비증설이 집중되는 모습에 ‘경쟁적인 마음이 담기진 않았나’하는 점잖지 못한 우려가 들뿐이다.

신통한 백호의 기운을 안겨준 올 한해가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많은 아쉬움과 신중함을 갖게 한다.  아직 국내외 경제는 다양한 불안요소를 지적받고 있다. 알루미늄 업계만 해도 내년 시장에서 올해와 같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두말 할 것 없이, 야심차게 진행 중인 설비투자는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와 함께 알루미늄 업계가 한 단계의 성장과 성숙을 동시에 이뤄내야 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과제가 될 것이다.

남은 한 달이 ‘돌다리도 두드려 건넌다’는 진중함을 다지는 시간으로 의미가 더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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