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피해로 물류 차질 장기화 전망
日 내수 우선 공급 전망에 조선ㆍ車 단기 피해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일본 동북부 지역에 발생한 대지진 여파로 국내 일부 철강 수요업체들이 단기적인 수급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SERI는 30일 '동일본 대지진의 경제적 영향과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지진 피해지역이 일본 조강생산량의 약 25%를 차지하는 철강 집적지로, 주요 철강업체의 생산설비 및 항만에 피해가 발생했고, 전력과 항구, 도로 등의 인프라 피해 때문에 물류 차질이 장기화되어 철강 생산의 정상화가 지연될 것으로 우려했다.
현재로서는 예상보다 적은 규모의 물리적 손상과 빠른 생산설비 복구로 철강공급의 차질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지진과 쓰나미에 이은 방사능 공포 때문에 일본 전체 물동량의 40%를 차지하는 도쿄와 요코하마 항만을 이용하던 철강재는 선적과 하역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본 철강업체들이 당분간 자국 수요를 우선 공급할 것으로 보여 조선과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일부 수요산업에서 단기 수급난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철강 수출은 연간 2,300만톤 규모인데, 그 중 3분의 1이 우리나라가 수입해 왔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수급난이 불가피할 것이란 것.
게다가 국내 고로업체의 가동률이 100%에 다다르고 있어 증산여력이 크지 않은데다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중국제품으로는 고급 강재 대체가 어렵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SERI는 일본의 부품ㆍ소재 생산 차질이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인 아시아 신흥국 생산에 병목현상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일본이 피해복구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에서의 투자자금을 회수할 가능성도 있어 아시아 신흥국 경제에 잠재적인 부담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SERI는 지진으로 인해 엔화의 변동성과 글로벌 유동성의 확대 등 주요 글로벌 거시경제지표가 급변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일본 부품ㆍ소재 공급기업이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차질없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공급선을 다변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