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價, 협상창구 인정·정례화 필요”

“철근價, 협상창구 인정·정례화 필요”

  • 철강
  • 승인 2011.10.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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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진철 jc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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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2만원·9월 83만원·10월 84만원으로 타결
정부 안이한 협상 중재 태도 도마 올라

  정부 중재까지 갔던 철근 가격협상이 6일 타결되면서 철근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협상 과정에서 도출된 여러 문제점과 향후 과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철근 출하 중단까지 가져왔던 제강사와 건설사의 철근 가격 협상이 정부의 중재 끝에 8·9·10월 82·83·84만원으로 타결됐다.
  
  협상 타결로 제강사는 밀린 납품 대금을 받을 수 있게 되고, 유통업체와 건설업체는 출하 재개로 정상적인 영업과 공사 재개가 가능해진 점은 환영할 부분이다. 그러나 이번 철근 가격협상 과정에서 정부의 안이한 협상 중재에 대한 업계의 지적과 한목소리를 낸 건설사 측과 비교하면 공정거래 위반 저촉 문제로 제강사들의 이견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점 등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협상의 결과를 차치하고 협상 과정에서의 의의와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면 ▲정부 주도의 철근 가격 협의체 구성 ▲10월 가격 선협상 ▲철근 가격 협의체 정례화 필요성 ▲제강사 가격 협의와 협상 채널 인정 필요성 등이다.
 
  특히, 이번 정부 중재의 철근 가격협상에서는 한목소리를 낸 건설사에 비해 제강사의 경우 이견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아 효율적인 협상이 어려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는 공정거래 위반 저촉 문제로 제강사 간 협상을 위한 이견 조율 채널이 불가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반면, 이번 협상 과정에서 정부 주도로 제강사와 건설사의 가격 협의체를 구성함으로써 앞으로 제강사에서도 철근 가격협상과 관련한 사전 이견 조율과 정보 교류 채널을 확보했다는 점은 의의로 볼 수 있다. 제강사는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도 이번에 확보한 가격 협의체와 같은 이견 조율 창구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또한, 8월과 9월 철근 가격협상 타결과 함께 10월 가격을 선 결정한 점도 이번 철근 가격협상 과정의 의의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선 출하 후 정산 문제로 시황 예측과 판매가격 산정 등에 어려움을 겪었던 유통업체들의 경우 선 가격 협상 정례화에 대한 필요성을 끊임없이 제기해 왔다. 그러나 선 가격 협상은 이전에도 추진됐다가 흐지부지된 적이 있는 만큼 제강사와 건설사가 철근 시장을 정상화한다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앞으로 이러한 선 가격 결정을 이어나갈 수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협상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쉬움은 정부의 안이한 협상 중재 노력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제강사와 건설사 양 업계가 처한 철근 가격협상의 중요성보다는 철근 출하 중단으로 말미암은 건설공사 차질에만 초점을 맞추고 제강사에 철근 출하 중단을 우선 풀어 달라고 요구하는 등 제강사 관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보였고 정부의 이러한 자세는 건설업계의 목소리에만 힘이 실리는 결과가 됐다. 이에 한 제강사 임원은 “이번 협상을 계기로 향후 철근 가격협상을 위한 제강사와 건설사의 가격 협의체를 구성하고 협상을 정례화하는 대신 정부 중재에 따른 이러한 협상까지 연결되지 않도록 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정부 중재까지 이르렀던 철근 가격협상은 결국 5일과 6일 이틀간에 걸친 마라톤협상에서야 합의점 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만큼 철근 가격협상의 효율적 진행을 위해 제강사와 건설사 양측의 의견을 모은 가격 협의체 구성과 이를 통한 협상 정례화 필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된 셈이다.
  
  이번 철근 가격협상 과정에서 5일 오후 3시부터 국토해양부에서 정부 관계자와 제강사, 건설사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개최한 ‘철근 공급 중단 해소를 위한 간담회’는 박민우 국토부 건설정책관이 주재했으며 박영수 국토부 건설인력기재과장, 김현철 지식경제부 철강화학과장이 배석했다. 제강사 측에서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한국철강, 대한제강, YK스틸, 철강협회 관계자가 참석했다. 건설사 측에서는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건자회, 건설협회 관계자가 나왔다. 이날 양측은 여전한 제시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3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합의를 하지 못했다.
  
  이후 정부 주도로 건설사와 제강사 대표를 구성한 철근 가격 협의체를 구성하고 협상을 재개했다. 가격 협의체 구성에는 건설사는 ▲GS건설 박웅 상무 ▲고려개발 이정훈 차장 ▲두산건설 조동필 차장이, 제강사에서는 ▲현대제철 이무섭 전무 ▲동국제강 최원찬 이사 ▲한국철강 문종인 전무로 각 3명이 선임됐다. 각 3인의 가격 협의체 협상에서도 합의점 도출에 실패한 철근 가격협상은 결국 다음 날인 6일 국토부 박민우 건설정책관 배석하에 현대제철 이무섭 전무와 건설사 구매담당자 모임 회장인 고려개발 이정훈 차장의 1:1 협상에서야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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