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은 내주고 밖에서 고생하는 철강업계

안방은 내주고 밖에서 고생하는 철강업계

  • 철강
  • 승인 2011.10.17 06:50
  • 댓글 0
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들어 철강재 무역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통상적으로 수입이 수출량을 초과해 수입 초과(순수입) 현상이 일반적이었던 것이 올해 들어 수출 초과(순수출)로 돌아섰다.

  그동안 막대한 수입은 국내 상하공정 불균형으로 인한 반제품과 열연강판, 선재 등의 대량 수입 때문이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몇 년간 현대제철 등 상공정의 대대적인 확충으로 필수 수입이 감소한 탓으로 일견 추정된다.

  그러나 실제 통계를 보면 순수출국 전환의 주된 원인은 수입 감소가 아니라 오히려 수출 증가 때문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까지 올해 누계 수출입 양을 보면 수입 1,670만톤에 수출 1,839만톤으로, 순수출 169만톤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276만톤, 17.6%가 늘었다. 하지만, 수입은 불과 3.2%, 56만톤 감소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생산능력 확충으로 생산량은 증가했지만, 이것이 효과적으로 수입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특히 판재류와 강관은 열연강판을 제외한 전 품목의 수입이 많이 증가해 오히려 43만톤 정도 늘어났다. 8월까지 열연강판 수입량은 21.1% 줄어든 456만톤, 후판은 오히려 27.8%, 72만톤 늘어난 331만톤으로 집계됐다.

  한국철강협회가 조사한 2009년말 기준 열연강판의 생산능력은 3,881만톤, 후판은 1,389만톤에 달한다. 2년 전보다 열연강판은 700만톤, 후판은 580만톤이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추정 생산량은 각각 3,527만톤, 1,057만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열연강판의 단순 가동률(생산량/생산능력)은 90.9%, 후판은 76.1%에 그치게 된다. 열연강판은 포스코의 생산능력 확충 분이 일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실제 가동률은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관계자들은 열연과 후판 수입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입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됨에 따라 늘어난 생산능력에도 생산을 제대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으며 겨우 수출 확대를 통해 가동률을 확보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원인은 우선 수요가들이 특히 범용재의 경우 국산과 수입재를 가리지 않고 극단적으로 가격만 기준으로 구매를 하는 최근의 구매행태를 지적할 수 있다.

  철강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통상마찰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마당에 안방은 내주고 수출을 늘려 가동률을 확보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리석은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또 올해 추정치 기준 열연강판 700만톤, 후판 500만톤이라는 엄청난 물량의 수입은 분명히 근본적으로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를 정확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제조, 유통 부문의 변화가 선행되지 않고는, 안방은 내주고 집 밖에서 고생하는 모양새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