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 가격 혼란이 재연돼서는 안 된다

철강재 가격 혼란이 재연돼서는 안 된다

  • 철강
  • 승인 2011.12.07 06:50
  • 댓글 0
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철강시장이 가격 문제로 인한 극심한 혼란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연초에는 원료 가격 상승 때문에 철강재 가격 인상이 예상됐으나 정부의 서민물가 안정 조치 여파로 발표가 4월 말까지 지연되면서 파행을 겪었다.

  당시 유통업체는 물론 최종 수요가들까지 국내산 물량 적극 확보는 물론 수입을 크게 늘리면서 시장에는 재고가 넘쳐나게 되었다.

  물론 수급 상황이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면 재고 증가의 부정적 영향은 그렇게 크게, 장기간 작용하지는 않았겠지만, 때마침 국제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등 세계경제마저 불안해지면서 철강수요 또한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 결과는 가격 인상이 거의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모습으로 이어졌다.

  기준 가격이라 할 수 있는 공장도(List) 가격은 올라갔지만, 실제 거래는 대부분 품목에서 할인이 적용돼 인상 이전이나 거의 비슷한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이후 재고조정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장마철에 이어 성수기인 8~9월로 들어서며 점차 시장이 안정될 것을 기대했지만, 유럽의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수요는 또다시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말았다. 가격 정상화 역시 물 건너갔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최대 철강재 생산국가인 중국의 공급과잉과 가격 하락 역시 우리 시장에 상당히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세계 최저가 시장으로 추락한 중국의 철강사들은 저가 수출을 계속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들은 국내 시장에서 가격 제한 요인으로 작용했음은 물론 세계 수출시장에서도 가격을 하락시키는 주요인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특히 한·중·일 3국은 그동안 완충역할을 했던 한국이 급증한 철강재 생산능력 때문에 수출 초과 국으로 돌아서면서 더욱 극심한 경쟁 상황에 부닥치게 되었다.

  이제는 수요가들마저 중국산 저가 수입이 가능함을 이유로 좀 더 낮은 가격에 국내산 철강재 공급을 요청하는 일까지 비일비재하고 있다.

  결국, 올해 국내 철강시장이 가격 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큰 혼란과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여러 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꼽는다면, 역시 가격 인상 실패와 무분별한 수입 증가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따라서 국내 철강시장이 안정되려면 이 두 가지를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가격 인상에 있어서는 역시 정부의 개입이 배제되어야 하며 기준가격인 공장도의 좀 더 탄력적이고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철강재 수입은 미국도 모니터링제도를 의무화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품목, 규격별로 수입량만 실시간으로 파악해 공유토록 한다면 과다 수입과 재고 증가 등 문제 발생 여지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시장원리에 충실하면서 시장의 수급상황을 알 수 있는 통계와 정보 공유가 바로 가격, 나아가 시장 안정의 기본이라는 점은 철강에도 예외가 아님이 분명하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