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연초등 4학년 3반 학생 일기

냉연초등 4학년 3반 학생 일기

  • 철강
  • 승인 2012.03.0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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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문수호 shm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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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호 기자
  요즘 밥을 제대로 못 먹어 배가 고프다. 매일 급식 시간이면 밥을 먹기 위한 경쟁이 너무 심하다.

  같은 반(냉연 제조업체) 친구들끼리 밥 먼저 먹기 경쟁도 심한데 고학년 형(포스코)들도 자꾸 우리 반 밥을 뺏어 먹으려 한다. 우리도 저학년(유통업체) 밥을 뺏어 먹고 싶지만 자기들도 먹고살겠다고 반발이 아주 심하다. 요즘은 옆 반(중국) 애들도 우리 반 애들이 만만해 보였는지 우리 급식을 뺏어 먹으려 달려들고 있다.

  가끔은 같은 반이면서도 힘깨나 쓰는 분을 아버지(현대차그룹)로 둔 친구 아이(현대하이스코)가 부럽기만 하다. 아무도 그 아이 밥은 뺏어 먹지 못해 질투가 난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데 식당 아줌마(가전사 등 수요업체)는 자꾸 급식료를 올리겠다(제품 가격인하요청)고 난리다. 밥이나 배불리 먹으면 억울하지는 않지.

  우리 반 선생님(정부)이 좀 나서서 중재라도 해주셨으면 좋겠는데 도통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 반 학생들이 밥 다 빼앗기고 있는데 그저 급식 시간에 줄만 제대로 서라고(공정거래위반) 난리시다. 빼빼 말라 죽으면 그때는 자기 반 학생들을 좀 돌아보시려나?

  아 난 오늘도 배가 고프다.

  최근 냉연 업계가 처한 상황을 급식 문제로 힘들어하는 초등학생 버전으로 바꿔봤다. 정확한 비교도 아니고 단순히 상황 대입을 해 과장한 면도 없진 않지만, 냉연 업계가 수익성 문제로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냉연 업계의 가장 큰 어려움은 상황이 안 좋음에도 뾰족한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시장과 수출 중 어느 하나는 살아줘야 균형을 맞출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둘 다 좋지 않으니 수익 내기가 신통찮다. 특히 중국과 일본보다 수입재 방어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은 냉연 업계의 어려움을 악화시키고 있다.

  전체적인 시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누구도 냉연 업계를 위해줄 수 없을지 모르지만, 시장 보호 측면에서 정부가 표준 규격 확보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서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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