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철강 전쟁’ 중

세계는 지금 ‘철강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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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1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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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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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정환 기자
  얼마 전 신닛데츠가 포스코에 자사의 전기강판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해 이슈가 됐다. 표면적으로 이 사건은 협력관계인 양사가 송사에 휘말리며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돌변했다는 가십으로 치부할 수 있는 문제였다.

  그러나 철강업체 간 특허소송은 비단 포스코와 신닛데츠의 경우만 해당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경우가 아세로미탈과 오스트리아 철강업체인 푀스트 알피네의 특허소송이다.

  아세로미탈은 1억톤 이상의 조강 생산능력을 보유한 세계 1위의 철강업체인데 반해 푀스트 알피네는 오스트리아 최대 철강업체이긴 하지만 조강생산량이 700만톤 정도에 불과한 세계 29위의 업체다. 그런 푀스트 알피네를 상대로 아세로미탈은 승용차와 트럭 제조에 사용되는 고강도강판에 대해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푀스트 알피네가 경쟁제품으로 등장하면서 판매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세로미탈은 소송에서 패하고 만다.

  이 소송이 갖는 의미는 1위와 29위의 싸움이었다는 것보다는 완전경쟁 시장에 가까운 세계 철강시장에서 규모에 상관없이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포스코와 신닛데츠의 송사도 그런 의미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규모를 키워온 아세로미탈의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응하고자 포스코와 신닛데츠는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주식을 나눠 갖고 있다. 원료구매에도 협력을 약속하기도 하고, 서로 설비 수리나 고장으로 반제품이 모자랄 경우에 슬래브나 블룸 등으로 공급해 왔으며, 여전히 정기적인 기술 및 문화교류회도 갖고 있다.

  이러한 양사 간 소송의 핵심은 세계 곳곳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업체가 몇 안 되는 방향성 전기강판의 시장 패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기적 특성이 우수해 주로 발전기나 모터의 코어 소재로 사용되는 방향성 전기강판은 강판 중에서 최고의 부가가치를 지니는 제품이다.

  신닛데츠는 후발주자인 포스코의 전기강판 시장점유율이 높아지자 오랜 협력관계에서 벗어나 특허소송이라는 초강수를 두어 포스코의 입지를 뒤흔들 심산으로 보인다. 하지만, 푀스트 알피네의 경우처럼 포스코가 패소할 소지는 극히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특허소송이 아니더라도 세계는 지금 ‘철강 전쟁’ 중이다. 공급과잉 시장 속에서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지키기 위한 세계 각사의 총성 없는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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