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의 철강 수입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종합상사의 철강 수입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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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6.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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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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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특징을 이야기할 때, 우선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세계 다른 어느 철강 국보다도 높은 1인당 철강소비량이다.

  통상적으로 1인당 철강소비량은 산업화 단계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졌다가 고점을 기록한 후, 경제 성숙기 진입 이후 하락 및 정체기를 지속하는 양상을 보인다. 미국, 독일 등이 대표적인 예다.

  반면 우리나라는 IMF 시절 잠시 하락했다가 다시 증가해 여전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바로 자동차, 조선, 가전 등 철강 주요 수요산업의 대량 수출, 다시 말해 철강재 간접수출이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그래서 1인당 소비량은 2011년 기준 무려 1,161㎏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기록하지 못한 높은 수준이다.

  두 번째 특징은 통상 내수산업이라는 특징에도 우리나라 철강산업은 무역의존율이 아주 높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전체 강재 총수요가 2011년 기준 대략 8,500만톤 정도인데 수출입 규모는 4,200만톤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철강소비량과 무역 의존도가 높은 이유는 철강산업 성장의 역사와 산업 구조적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

  일관제철 이전에 수출 주력산업으로 냉연판재류와 강관산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소재인 열연강판의 수입과 제품 수출이 불가피했다. 전체 산업성장을 위해 외화, 달러 확보는 필수적이었고 그 중요한 축을 철강이 담당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역사와 산업구조는 포스코 등 일관제철소 건설 이후에도 수년 전까지 크게 변하지 않고 유지됐다.

  이런 관점에서 대한민국 철강산업 성장의 중요한 축을 종합상사 등 무역 부문이 담당했다고 볼 수 있다.
무역 역군으로서 철강뿐만 아니라 자동차, 가전 등 주력 산업 제품의 수출을 통해 우리나라 전체 경제와 산업의 중추적 역할과 성장을 주도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철강산업에는 원료 수입과 제품 수출을 통해 발전과 성장을 측면 지원했던 것이 종합상사 등 무역업체들이었다.

  그런데 국내외 산업구조 등의 변화에 따라 얼마 전부터 종합상사의 역할이 축소되기 시작했고, 특히 철강부문에서도 그 필요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상하공정이 균형을 찾으면서 필수재 수입 필요량이 대폭 감소한 것이 주요인이다. 또한, 수출도 제조업체 직수출 물량이 늘어난 것도 종합상사 역할이 줄어든 또 다른 요인이 됐다.

  최근에는 불공정 수입재 등에 의해 국내 철강시장의 혼란이 커지면서 수입 창구인 종합상사 등에 대한 비판 여론까지 조성되고 있다. 특히 일부 종합상사들은 수입 대행 업무,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냉연판재류 등의 수입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는 여론까지 형성되고 있다. 또 일부 종합상사 출신들이 무역대리점을 설립, 이들의 많은 경험과 빠른 대응력을 활용해 철강수입을 주도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바야흐로 한·중·일 3국의 철강 무역전쟁 와중에 과연 종합상사, 또 상사맨들의 역할과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와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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