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가 제 구실’을 하려면 허리가 튼튼해야 한다는 말이 있고, 축구계의 예를 들어도 최근 추세는 허리 역할을 맡은 미드필더 싸움이다. 현재 세계 축구계의 최정점에 있는 스페인과 바르셀로나는 막강한 미드필더진으로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기업에서 허리 역할은 중견 사원이라 할 수 있는데 아마 과장급 정도가 아닐까 싶다. 가장 일을 잘하고, 또 열심히 뛰어야 할 위치에 있는 자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군대로 따지자면 일병과 상병 사이 정도?
기업에서 허리가 중요한 것은 이들의 경험이다. 통계상으로 이직이 가장 많은 때는 사원이라고 한다. 사원들은 가장 불만이 많고 충성도가 낮다. 이들에게 애사심을 강요하고 충성을 다하라는 것은 때로는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사원 이후 대리, 과장 등 승진을 거듭할수록 이직률은 급격히 낮아진다고 한다. 위로 올라갈수록 회사에 대한 충성도는 높아지고 오래도록 남아 있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진다. 하지만, 이들은 ‘구태의연(舊態依然)’하다는 단점도 있다. 일 외적인 부분에 신경을 더 쓰는 이들도 있다.
결국, 기업 역시 다른 예와 마찬가지로 허리가 튼튼해야 좀 더 이상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냉연 업계의 한 예를 들어보자.
냉연 업계 한 품목을 대표하는 두 개의 업체가 있는데 이들의 국내 영업팀은 정 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업체는 팀장을 비롯해 팀원까지 부장만 5명이다. 최근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미래 지향적이지 않은 자를 희망퇴직 형식으로 2명을 내보내 신입으로 채웠다고 한다.
반대로 경쟁업체인 한 곳은 팀장이 차장이고 대리 한 명에 모두 신입으로 이뤄져 있다. 앞서 말한 업체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좋은 기업의 척도’가 되는 이직률 면에서 보면 전자는 최고의 기업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회사의 고민처럼 고인 물이 될 수도 있다.
이 두 업체 모두 ‘허리’가 없다는 것이 특징인데 결코 정상적인 형태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허리를 튼튼히 하려면 기업이 사원들에게 비전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배려와 독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허리가 튼실한 기업이야말로 불황 속에서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을 지닌 기업이 아닐지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