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 수입재 확산 원인부터 파악하자

유통시장 수입재 확산 원인부터 파악하자

  • 철강
  • 승인 2012.07.0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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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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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국내 철강업계는 수입재와, 특히 유통시장에서 피 말리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H형강이 저가 수입재에 대해 가격 대응을 시작한 이후 후판에 이어 열연강판도 여재 슬래브를 이용해 유통시장에 저가 제품을 내놓고 있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수익성을 깎아 먹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이 아닐 수 없다.

  저가 수입재가 유통시장에서 급속히 확산된 원인은, 우선 이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시장 주변의 여건과 요구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자동차나 가전사 등 수요산업 대형 제조업체들의 납품(밴더) 업체에 대한 조건 없고 끊임없는 가격할인(CR, Cost Reduction) 요구다. 이를 피할 수 없는 부품업체 입장에서 저렴한 원자재의 존재는 그야말로 어떻게 보면 구세주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국내 철강산업 자체가 열연강판 등 원소재의 수입, 냉연강판과 강관 등을 수출하는 구조로 태동했고 성장해온 탓도 크다. 다시 말해 수입 원자재는 없어서는 안 되는 아주 중요한 것이라는, 그래서 수입은 너무나 당연하고 필요한 것이라는 오랜 관습과 구조가 최근까지도 그대로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 번째는 종합상사나 무역업체들이 물량 확보와 판매가 어려운 수출보다는, 모든 면에서 손쉬운 저가재 수입 유통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기존 상사나 가공 및 유통업계 출신들이 창업하면서 대부분 전문 수입유통업체로 활동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네 번째는 국내 철강사나 가공 및 유통업체들 역시 시장은 이미 수요가 중심으로 변했건만, 오랫동안 길들여진 공급자 시장이라는 관습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가격 결정이나 마케팅 방식의 획기적인 변화를 준비하지 못했기에 수요가들은 가뜩이나 쌓인 불만을 수입재로 거래처를 전환하는 극단적인 조치로 표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산 등 저가 수입재의 품질이나 서비스가 예상 밖으로 단기간에 급속히 개선되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일 것이다.

  여하튼 현재 국내 철강 유통시장에서는 저가 수입재와 피할 수 없는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상황 전개에 따라 가공 및 유통업체는 물론 제조업체들까지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무신경했던 정부도 작금에 이르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몇 가지 대책을 마련했거나 마련 중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풀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거래 당사자, 특히 공급자 측에 있다. 다시 말해 이제 진정으로 수요가 중심시장이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로부터 국산 철강재를 사용하면 좋은 점이 많다는 사실을 수요가들에게 새롭게 인식시켜야 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철강시장에서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경쟁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전쟁에서 승리하는 바탕에는 바로 안정된 내수시장이 필수 선결조건이다. 그 안정의 조건을 충족하는 일이 바로 철강 제조업체와 가공 및 유통업체들이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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