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철강재 수출입 실적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수출은 반제품을 포함 1,536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3.6%나 많이 증가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철강 강국인 한·중·일의 시장 확보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가운데 수출 증가를 달성했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기록이다.
실제로 일본은 5월까지 수출량이 반제품을 제외하고 1,716만톤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4.8% 감소했다. 초저가로 세계 시장을 초토화하고 있는 중국의 상반기 수출(반제품 제외 2,752만톤) 증가율 역시 12.1%에 그쳤다.
품목별로 보면 생산능력이 급증한 강반제품(슬래브, 빌릿 등)과 중후판, 용융아연도금강판이 1~3위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이어 강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의 높은 수출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관의 수출 증가는 유정관, 송유관 등 에너지용 강관의 수출 호조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6월 수출의 경우 25만8천톤을 넘어서 월 기준으로 최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최대 수출 지역인 미국에서 중국산 강관에 대한 수입규제가 지속되면서 그 시장을 우리나라 업체들이 차지했음은 물론 중동 지역 등 수출 지역을 다변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철강업계 전반에 걸쳐 세계 경제 침체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 모두 선도업체인 바오산강철, 신닛데츠(NSC)를 제외한 주요 철강사들이 1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우리 철강사들은 그래도 아직 대부분 주요 철강사들이 여전히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우리 철강사도 수익성은 상당히 낮아졌다. 본지가 주요 75개 철강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8.2%에서 3.8%로 크게 낮아졌다. 또한,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률로는 미래를 위한 투자 여력도 부족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그러나 경쟁국인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서는 그래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위안을 삼을 만 하다.
그런데 강관은 주요 18개사의 영업이익률이 5.2%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5.9%에 비해서도 별반 나빠지지 않았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주요 강관사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미래를 대비한 투자가 결실을 거둔 것이라 판단된다. 실제로 그동안 강관사들은 시장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열처리 설비 등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 그리고 시장개척을 멈추지 않았다. 그것이 최근 에너지용 강관 시장의 확대 등과 맞아떨어지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은 강관사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미국 등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수출시장 구조에서, 신규 강관사들의 무리한 수출이 혹여 반덤핑 제소 등으로 연결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을 절대로 무시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