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은 제쳤지만, 과제는 많다

신용등급은 제쳤지만, 과제는 많다

  • 철강
  • 승인 2012.09.1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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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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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9월 6일은 우리 경제사, 특히 한일 경제사에 새로운 한 획을 그은 날이다.

  일본을 모델로 경제개발을 해왔던 우리나라가 국가신용등급에서 드디어 일본을 앞서게 된 것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의 하나인 피치(Fitch)는 6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피치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지난달 27일 무디스가 한국의 등급을 역대 최고인 더블A(Aa3)로 올린 지 10일 만이다. 이번 피치의 상향 조정으로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일본과 중국의 A⁺를 한 단계 추월하게 됐다.

  개별산업과 기업들이, 특히 철강과 조선, 포스코 등이 일본을 넘어서긴 했지만, 지금까지 스포츠를 제외하고 일본을 국가 차원에서 앞지른 것은 거의 없다. 그런데 이제 국가 신용등급에서 우리가 일본을 앞지르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본에 처져 있던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이제 일본을 앞질러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우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경제 강자다. 신용등급 역전은 우리가 일본보다 빚을 갚을 수 있는 변제력이 낫다는 의미일 뿐, 종합적인 경제력이 우월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특히 우리의 주력산업은 원천기술과 핵심 부품 상당수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과의 무역은 항상 적자다.

  철강 부문에서도 올해 7월까지 우리는 일본에 242만톤을 수출하고 무려 786만톤을 수입했다. 540여 만톤이 수입 초과했다. 금액 적으로도 대략 40억달러 내외로 연간으로는 6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적자를 기준으로 보면 전체 적자에서 철강재가 대략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포스코 등 개별 철강사의 경쟁력이 앞서 있음에도 전체적으로 일본산 철강재에 대한 의존은 계속되고 있는 구조다. 특히 철강시장은 지금 한·중·일 3국의 경쟁이 거의 전쟁 수준이다. 동남아, 미국 등 여타 시장은 물론이고 3국 간에도 직접적인 시장 확보 경쟁이 가속화 되고 있는 지경이다. 좀 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분석과 대책이 필요하다. 그래야 철강재에서의 무역역조도 정상화시킬 수 있다.

   또 이를 위해서는 개별 기업이 아니라 국가, 업계 차원에서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 경제 차원에서 일본은 지금 장기불황으로 기초 체력이 바닥을 드러낸 형편이다. 근본적으로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 증가와 경제 활력 저하라는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철강산업도 역시 폐쇄 정책과 관습에 의존해 내수 고가 정책으로 버티고 있다. 이이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전략이 수립되고 실행된다면 아마도 무역역조 해소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판단된다.

  이런 노력이 철강산업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과 국가 차원에서 실행돼 나간다면 단지 변제력에서의 우위뿐만 아니라 생산성과 경제 규모 등 진정으로 일본을 앞지르는 날이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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