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공급 과잉과 우리의 대응 전략

철강 공급 과잉과 우리의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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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1.1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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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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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말부터 시작된 세계 철강경기 침체가 벌써 4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돼 유럽 각국의 재정위기로 이어진 세계경제 위축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것은 몇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제 불안이 쉽사리 해소되지 못하는 탓이다. 또한 그동안 세계경제 성장을 이끌어 왔던 중국의 급성장이 멈추면서 이를 대체할 인도와 브라질 등 여타 신흥국들이 아직 본격적인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것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008년 이후 세계 철강시장이 역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또한 세계경제의 위축과 불안감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은 공급과잉과 판매경쟁, 그리고 원료 문제가 겹치면서 다른 여타 산업보다도 더욱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

  조선산업, 가전산업 등 세계경제를 이끌었던 주요 제조업들 모두 공급능력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경쟁 과잉 상태에 빠진 것도 철강산업에는 더욱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수요산업의 경쟁은 철강재 가격을 끌어내려 철강산업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 또한 철광석과 원료탄 등 철강 주원료 가격은 상대적인 교섭력 차이로 철강업계가 일방적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것 역시 철강업계의 수익성 약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철강산업의 시황, 수익성 악화의 주요인은 자체 공급과잉 탓이며, 그 대부분이 바로 한·중·일 동북아 3국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처음 순수출국으로 전환된 우리나라를 포함해 약 7천만톤에 달하는 3국의 순수출 철강재들이 세계 철강시장을 초토화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하지만, 3국이 모두 순 수출국이긴 하지만 내용 면을 들여다보면 사뭇 다르다.

  전체 순 수출 규모에서도 한국이 가장 작고 역내 시장만을 놓고 보면 우리는 오히려 1,100여 만톤의 순 수입국이다. 다시 말해 3국 간의 수출경쟁 때문에 우리나라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공급과잉은 세계 각국이 제조업 전반에 걸쳐 자국 시장 보호 정책을 유발시키고 있고 이는 곧 세계적인 통상마찰 빈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국인 우리는 수입을 적극적으로 규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현재 한·중·일 3국은 철강산업의 과잉해소를 주도할 주체도 없고 상호 합의나 양보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은 설비축소를 한국과 중국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고, 중국은 공급과잉의 심각성을 피력하면서도 대규모 증설을 계속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을 모두 종합해 보았을 때, 또 세계 철강시장의 저성장 국면이 당분간 지속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한국 철강산업의 생존과 미래는 지극히 불투명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거시적 측면에서 중국과 일본의 수출, 특히 한국에 대한 과도하고 부적합한 수출의 부당성을 계속 주장하고 대책을 요구하는 한편 미시적으로는 품목별로 철저하고 세밀한 대응책을 구사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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