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유통의 갑(甲)과 을(乙) 관계

철강 유통의 갑(甲)과 을(乙)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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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2.0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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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신현준 hjshi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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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준 기자
  유통산업은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산업으로 2010년 도.소매기준 GDP의 7.4%, 경제활동 인구의 6분의 1인 261만 명이 종사하고 있는 산업이다.

  국내 유통시장이 개방된지 15년이 넘었고 유통의 대형화 및 국제화는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 확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유통시장에 협상 우위를 바탕으로 갑이라 불리는 강자와 을이라 불리는 약자가 있다. 그렇다면, 철강 유통산업의 갑과 을의 구조는 어떻게 될까?

  중국 경제가 크게 성장하고 철강수요가 급증한 2000년 이후부터 2004년까지는 철강산업의 호황기로 대형 철강 제조업체들은 절대적인 갑이었다.

  중소 유통업체들은 수익을 위해 조금의 물량이라도 더 받고자 을의 처지에서 거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오랜 갑의 위치에 있던 철강 제조업체들은 2000년대 후반 세계 경제위기가 터지면서 그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의 타격이 컸다.

  철강 산업 호황은 막을 내렸지만, 공급물량이 계속 쏟아지는 탓에 수입재는 넘쳐나고 제조업체들의 경쟁은 치열해 졌다. 제조업체들은 유통 업체들이 원하는 가격에 제품을 주지 못하면 가차 없이 팽 달할 가능성이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전통의 을이 갑이 되는 순간을 맞이한 것이다. 이런 이유에 최근 제조업체와 유통 대리점들 사이에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유통 판매점들과 물량협상이 어려울 때가 잦아졌다. 속으로 호황 때 보자”며 농담 섞인 말을 하기도 한다. 반면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조업체가 그동안 유통업체를 쥐어짜서 이익을 만들어 냈던 것 아니냐?”라고 한다. 중소 유통업계에서는 대기업이 상생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늘날 한정된 시장 내 제조업체와 유통 업체관계를 갑, 을 관계로 대입해 누가 우위에 있다 하기보다 공정한 경쟁으로 상호 이익이 되는 Win-win 관계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조업체는 품질과 규모의 능력을 바탕으로 가격보다 가치를 높여야 하고 유통 판매점들은 제조업체의 원가 경쟁력에 기초해 가치를 제안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할 것이다.

  또한, Win-win의 기본은 신뢰와 존중이라 생각하며 상대 기업을 키우고 상대 기업은 우리 기업을 키운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이제는 갑과 을이라는 구시대적인 굴레를 벗고 실질적 협력과 동반성장을 통해 어려운 시장 상황을 헤쳐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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