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가동률 50%, 누구의 잘못?

철근 가동률 50%, 누구의 잘못?

  • 철강
  • 승인 2013.02.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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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차종혁 cha@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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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종혁 기자
  올해 2월 국내 철근 제조업체의 공장 가동률이 50% 초반에 머물 전망이다. 2월 설 연휴를 고려해도 예년은 통상 70% 내외의 가동률을 보였던 점에 비하면 올해 상황은 심각하다. 2월 가동률이 예년보다 급격히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동계 전력의무감축 정책 때문에 제강사들이 반자의적으로 보수 및 피크타임 휴동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어차피 수요산업 침체로 판매가 저조한 상황에서 설비가동률이 떨어진다고 해서 크게 타격을 입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고정비를 생각하면 그렇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철근 제조업체는 설비가동률이 적어도 65~70% 수준은 돼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철근 제조업체 대부분은 시황 악화로 말미암은 판매 감소, 수년간 계속된 정부의 전력수급대책 등 때문에 이미 설비가동을 최소화했다. 실제 2012년 철근  제조업체의 월별 설비 가동률은 65%와 75% 사이를 오갔고, 당시 수익은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설비 가동률이 올해 1월에 65% 수준에 머물고, 2월에 50%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니 고정비를 뽑기도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됐다. 3월에 생산 및 판매가 다소 회복을 보이겠지만 이 상태로는 올해 1분기 적자가 불가피해 보인다.

  근래 철근 제조업체들은 원부자재 비용 상승, 전력비 급등 등 생산비용 증가로 판매단가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건설사에 휘둘려 번번이 단가 인상을 못 하고 있다. 가격을 놓고 건설사와 극한 대립을 할 때 유관 부처는 건설사의 편을 들어주고 있어 제값을 받기 어렵다. 억울한 나머지 제강사들이 단체행동을 하려고 했다가는 공정위에서 담합이라고 문제를 삼을 게 분명하니 제 목소리를 내기도 어렵다.

  국내 제강사는 철근 판매단가도 마음대로 결정을 못 하고 있는데 전력수급대책만 나왔다 하면 1순위로 설비가동에 제약을 받아 고정비조차 뽑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무슨 수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동안 국내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됐던 제조업체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데 정부는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듯하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과한 설비증설이 가동률 저하를 자초한 게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철근 제조사의 가동률이 50%로 떨어진 게 정말 제조사만의 탓인지는 다시금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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