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철근 가격 시비,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사설)철근 가격 시비,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 철강
  • 승인 2013.02.2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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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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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잠잠했던 철근 시장이 또다시 시끄러워지고 있다.

  공급 측인 전기로 제강사들과 수요 측인 건설사들이 가장 최근 가격을 합의한 것은 지난 1월 7일이다. 2012년 12월 가격을 전월 대비 톤당 2만원 인하해 고장력 외경 10㎜ 현금 기준 톤당 75만원에 합의했다. 당시 제강사들은 전력료, 원료비 상승 등을 이유로 인상을 요청했지만 톤당 3만원 인하를 요구하는 건설사들의 요구가 워낙 강력해 톤당 2만원 인하로 물러선 바 있다.

  그런데 그때 향후 가격협상과 관련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다음 달인 2013년 1월 가격에 대해 제강사들은 동결과 그 이후에는 인상을, 건설사들은 다시 협상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해의 차이가 바로 이번 1월 가격 결정을 두고 논란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선수를 친 것은 바로 제강사들이었다. 1월 가격 동결과 함께 2월에는 톤당 4만7천원 인상하겠다고 1월 22일부터 발표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리 없었다. 건설사들과 제강사들의 2월 초 공식 협상은 역시 불발로 끝났다. 또다시 철근은 가격이 결정되지 않은 채 ‘선 출하 후 정산’의 잘못된 관행을 반복하게 됐다.

  현재 상황은 2월이 거의 끝나가는데 2월은 물론 1월 가격조차 최종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시장 환경마저 제강사 입장에서는 불리하게 움직이고 있다. 제강사 재고가 40만톤을 넘어서고 있고 유통에서는 이미 인상 기대감이 사그라지면서 저가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품이 유입되면서 이 또한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더 큰 근본적 문제는 이런 낭비적이고 잘못된 관행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하는 데 있다. ‘선 출하 후 정산’의 피해는 극심하다. 제조나 유통업체들은 가격도 모르고 판매한다. 제조업체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유통업체들은 매입가 이하에 판매해 적자가 불가피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제강사나 건설사들은 서로 제품 가격은 수급이 우선한다느니, 원가가 더 중요하다느니 하는 주장을 그때 상황과 입장에 따라 반복한다. 사실 이것도 대기업들이 할 일은 아니다. 불과 몇 달 전만 들춰봐도 서로 다른 주장을 했던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 시장 상황이 유리한 건설사들은 수급을 내세우고 있다. 제강사들은 원가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또 몇 달이 지나면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할 것이 분명하다.

  이번 기회에 그야말로 양측이 모두 인정하는 기준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불과 수년간의 데이터만 참고한다면, 그 공식은 쉽게 만들 수 있다. 다시 말해 철 스크랩과 전력료 등 변수에 따라 철근 가격이 결정되는 공식을 세우고 그대로 정하면 될 일이다. 왜 그것을 못하는지, 그것을 반대하는 측은 자기 편한 대로 하려는 억지 아니면 감추고 싶은 것이 있는 기업임이 분명하다.

  소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기로제강사와 주요 건설사 등 대기업들이 서로 하는 양이 정말 안타깝고 볼썽사나워하는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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