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삭감이 소재산업 육성책인가?

예산 삭감이 소재산업 육성책인가?

  • 철강
  • 승인 2013.05.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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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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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환 기자
  철강과 비철금속을 포함한 소재산업은 한국 경제에서 제조업 생산의 18.1%, 고용의 13.6%를 차지하고 수출 비중도 15.4%에 이를 정도로 경제기여도가 높은 산업이다. 하지만 아직도 핵심소재 기술력에서는 선진국에 뒤처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2018년까지 세계 4대 부품소재 강국 진입을 위해 연구개발비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부품소재산업 육성책을 내놓은 바 있다. 미래 고부가가치 10개 아이템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프로젝트인 WPM(World Premier Material) 과제는 이러한 육성책의 핵심으로 발표됐다.

  WPM 사업은 2018년까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거나 시장을 창출하고 지속적인 시장지배력을 갖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상용화 소재로서 세계시장 10억달러(1조원) 이상, 시장점유율 30%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여 총 1조원의 재정을 투자하는 사업이다. 여기에는 포스코가 총괄 주관기관을 맡은 ‘스마트강판’과 ‘수송기기용 마그네슘 소재’ 개발사업이 포함돼 있다.

  얼마 전 WPM 사업단은 1단계(1~3차년도) 성과 발표회를 갖고 3년간의 괄목할만한 연구성과를 선보였다. 기뻐해야 할 자리였지만 정작 사업단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내비쳤다. 이유는 다름 아닌 정부예산 삭감 때문이었다. 애초 정부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총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총 예산규모가 소리 소문 없이 7천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편성된 WPM 예산은 787억원. 지난해보다 10%가량 감액한 금액이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사업단의 아우성에 추경예산에 70억원을 증액 신청했지만 이마저도 편성이 배제됐다. 연구과제 대부분 대기업이 주관하고 있고, 사업성과도 이들의 몫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10년의 마스터플랜을 갖고 진행하는 연구개발 프로젝트여서 부족한 연구비는 고스란히 참여기관에서 떠안아야 할 몫이 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도 투자를 무작정 늘릴 수도 없어서 사업단의 피로감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소재산업은 대규모 설비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이 선두에서 이끌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을 육성한다는 이유로 약속했던 연구비 지원을 줄이는 것이 과연 소재산업 육성책이라 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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