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보다 국내 여건 좋지 않다” … 대한상의 조사 결과
해외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해외보다 국내의 경영 여건이 더 어려워 많은 기업들이 아직 해외 공장의 국내 U턴(국내 이전)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해외 공장을 운영 중인 제조업체 700개사를 대상으로 ‘국내외 제조업 경영 환경 변화와 시사점’을 조사한 결과, 해외 공장 경영 여건 변화에 관한 질문에 과거보다 악화됐다는 응답이 37.9%로 호전됐다(15.4%)는 응답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고 20일 밝혔다. 변화 없음은 46.7%였다.
국내 공장 경영 여건에 관한 질문에도 악화됐다(31.4%)는 응답이 호전됐다(13.6%)는 답변보다 많아 국내외를 막론하고 제조업체들의 경영 여건이 과거보다 어려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변화 없음은 55.0%였다.
해외 공장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임금인상 및 노사갈등(72.7%)을 제일 먼저 꼽았고, 이어 규제 강화(12.6%)와 외국인투자 혜택 축소(9.5%) 등을 꼽았다. 기타는 5.2%였다.
이 같은 경영 여건 악화는 국내가 해외보다 두드러져 대다수 기업들이 해외 공장의 국내 U턴을 아직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와 해외의 경영 여건을 비교한 물음에 해외시장이 더 낫다는 응답이 78.0%로 국내가 낫다 (22.0%)는 답변을 크게 앞섰다. 현지 해외 공장을 타 국가로 이전할 의향에 을 묻는 말에도 90% 이상의 기업들이 없다(90.8%)고 답했고, 국내로 U턴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은 1.5%에 불과했다. 신흥국으로 이전 의향은 6.6%, 선진국으로 이전 의향은 0.2%였다.
해외 공장의 국내 U턴 애로 요인으로는 국내의 인건비 부담과 경직적 노사관계(43.0%)를 제일 먼저 꼽았다. 다음으로 현지 철수 절차 및 국내 이전 부담(32.7%), 해외현지시장 점유율 감소(19.0%)와 국내의 정부 규제(2.3%) 등이 차례로 꼽혔다.
특히, 국내 U턴 촉진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설비투자 관련 금융지원과 법인세 감면 등 세제지원 (45.6%), 국내 정착에 필요한 공장부지 및 생산인력 지원(31.8%), 현지 철수 절차에 대한 컨설팅과 행정지원(19.3%)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해외 공장 운영업체들은 평균 2.0개국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고, 진출 지역은 중국(62.3%)과 동남아(18.8%) 등 신흥국이 87.8%였으며, 미국(8.2%)과 유럽(2.8%) 등 선진국은 12.2%로 집계됐다. 기타 신흥국은 6.7%, 기타 선진국은 0.7%, 일본은 0.5%였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최근 美 오바마정부의 ‘자석경제론’과 일본 ‘아베노믹스’의 예처럼 선진국들은 해외 공장의 국내U턴을 유도하기 위해 기업 환경 개선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우리도 해외 공장의 국내 U턴 지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