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시장 파행, 원천적으로 해결해야

철근 시장 파행, 원천적으로 해결해야

  • 철강
  • 승인 2013.09.02 06:50
  • 댓글 0
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철강 시장이 또 다시 가격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으로 어수선하다.
해당 제품은 역시 이번에도 철근이다. 판재류 등 여타 품목들도 유명무실해진 공장도 가격으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공급자와 수요가 간에 가격이 결정되고 제품이 출하되는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철근 시장은 다르다. 수년 전부터 철근 가격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출하되는 방식이 계속되고 있다. 유통업체, 수요가는 물론이거니와 공급자도 가격은 모른다. 그 다음 달이 돼야 가격이 결정되고 세금계산서가 발행되는 소위 ‘선 출하 후 정산’ 방식이다.

  그런데 이런 비정상적인 거래 방식이 이미 2년을 넘게 계속되고 있다. 당연히 가격도 모른 채 제품을 공급하는 공급자 쪽이 문제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런 상황이 계속됨은 그만큼 철근 시장이 수요가 중심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을 입증하듯 지난주 본지가 보도한대로 무려 1년 3개월 동안 철근 가격은 줄곧 내려만 갔다. 지난해 3월 톤당 84만원 이후 무려 일곱 차례나 인하돼 올해 6월 기준 11만원이나 하락했다.
처음 이 소식을 접하고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모두들 놀라고 어리둥절했다. 분명 제조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원료인 철스크랩 가격은 등락했다. 특히 올해 초에는 상당기간 강세를 보였지만 철근 가격은 하락 일변도였다. 여기에 전기요금 등 철근 원가 상승 요인이 적지 않았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요가인 건설사들은 건설업계의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줄곧 인하를 주장해 왔다. 전기로 제강사들은 수요 부진, 공급 과잉 탓에 매번 끌려갈 수밖에 없었으며 결국 이런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지금 건설업계는 건자회를 중심으로 또 다시 7월 철근 가격을 톤당 2만원 내릴 것을 주장하고 있다. 1만원을 인하하겠다는 공급자들의 주장에 건자회는 ‘전가의 보도’ 세금계산서 이월(수취 거부)을 또 다시 내밀고 있다. 이유는 건설업계 전반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논리적으로 주장했던 수급논리나 원가주의는 사라지고 없다. 그야말로 막무가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공급자들도 형편이 아주 안 좋은 모양이다. 판재류나 가공 등 다른 사업을 함께 하지 않는 제강사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결국 이런 식이라면 출하 중단 등 철근 시장의 파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인가 돌파구를 찾아야 하고 전기(轉機)를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선 출하 후 정산’부터 없애야 한다. 비정상을 바로 잡지 않는 한 아무 것도 제대로 서는 것은 없다. 두 번째로 공급 초과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자율 감산을 적극 검토, 시행해야 한다. 세 번째는 원가주의가 되든, 수급주의가 되든 양측이 수긍할 수 있는 가격결정 공식을 마련해 가격이 자연스럽게 결정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변화를 실현하지 못한다면 철근 시장의 파행을 바로 잡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판단이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