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길’ 제조업체들의 사정

‘각자의 길’ 제조업체들의 사정

  • 철강
  • 승인 2013.10.0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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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광영 ky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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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영 기자
  내수시장 점유율 1, 2위 H형강 제조업체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최근 H형강 수입 대응에서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양 사는 이전에도 수입 대응 노선을 두고 마찰을 빚어왔지만 이번 상황은 경우가 다르다. 제강사간의 빈부격차가 여실히 드러나는 모습이다.

  그동안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수입대응만큼은 각자의 노선을 확고히 해왔다. 특히 동국제강은 지난해 상반기 이후 시장특화 제품, 대형 규격 직수입 판매 등으로 현대제철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대형 규격 직수입 판매는 현대제철이 수입대응을 강화하는 촉매제가 됐다. 동국제강은 이에 굽히지 않았고 한동안 두 제강사 간에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흘렀다. 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커진 불씨는 결국 지난 5월 양 사 간의 협의를 통해 직수입 중단과 대형 규격 수입 대응의 약화로 이어지며 꺼져가는 듯했다.
그러나 현대제철이 최근 적극적인 내수시장 되찾기에 나서면서 양 사의 수입대응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9월 24~30일 수입 대응에서 소형 200×100 규격과 중형 300×300 규격의 가격을 기존보다 톤당 9만원 인하했다. 9월 H형강 수입량이 급증해 8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응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소형 기준으로 톤당 65만원은 수입산 유통 판매가격보다 2만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10월 1~10일 수입 대응에서도 일부 규격의 대응가격을 직전 수준으로 고수하며 수입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고스란히 동국제강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파격적인 가격에 나온 대응 제품이 동국제강의 주력 생산 규격과 겹치는 문제다. 평소 수입 대응에 부담을 느꼈던 동국제강은 선뜻 현대제철과 같은 배에 올라타지 못하고 기존 대응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통시장에는 똑같은 규격이지만 다른 가격의 수입 대응 제품이 혼재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혼란스러운 현 상황이 달갑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수입산보다 저렴한 일부 규격은 거래 물량이 소량이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동국제강 대리점 입장에서는 더 저렴한 일부 규격의 영향으로 출하가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내수시장 되찾기’와 ‘무리한 대응’이라는 각각의 사정은 결국 H형강 유통시장에 또 다른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각자의 사정도 있겠지만 각자의 양보와 타협이 우선돼 수입 대응이 현명한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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