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건설, 조선, 해운 등 대표 취약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올해 역시 하향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타 업종에 비해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수익성 저하와 유동성 위험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평가는 21일 서울 여의도 우리투자증권에서 열린 ‘2014년 국내 크레딧 이슈와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히고 취약업종에 속한 개별 업체의 신용등급 방향성에 대해 보수적 관점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철강업종은 올해 신용위험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요는 둔화된 반면 공급이 과잉상태에 이르면서 마진 폭 개선이 제한적인 데다 증설투자 등으로 투자 부담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기평은 향후 자산 매각, 수익성 개선 등 철강업체들의 차입금을 감축하려는 노력이 신용등급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업종에서는 ‘BBB’급 건설사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주택시장의 회복될지 불투명한 데다 공공공사 수주 감소, 해외공사의 원가율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태현 한기평 연구원은 “시장이 건설업종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어 신용등급이 같더라도 다른 업종과의 스프레드(금리차이)가 크다”며 “상대적으로 신인도가 낮고 단기 상환도래액이 큰 기업일수록 유동성 관리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선업에 대한 우려도 계속될 전망이다. 수주환경이 개선되고 있지만 선가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고 발주사의 선수금 부담이 적은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선수금 부담이 적으면 발주사가 투기를 목적으로 상선을 발주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김봉균 한기평 연구원은 “장기적 업황 침체로 해운업계의 체력이 저하된 가운데 해운업황이 회복되거나 경색된 선박금융이 완화되지 않는 한 선박에 대한 투자 여력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