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협상 6개월째 난항, 제강사 생존 문제 직면
시스템 개선 ‘공감’…건자회와 지속적 협의 기대
국내 전기로 제강업계에 ‘선가격 후출하’ 시스템 정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철근시장 정상화를 위한 분기별 ‘선가격 후출하’ 시스템을 지난 12일 부로 시행했다. 다소 갑작스런 결정에 유통시장에서는 실행 가능성에 의구심과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6개월째 지연된 가격협상에 따른 불신이 작용했다.
지난해 7월 이후 국내외 철스크랩 가격은 톤당 2만4,000원 상승했다. 하지만 철근가격 인상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제강사들은 원재료 상승을 반영하지 못한 가운데 전력료 인상까지 겹치며 작년도 제강사의 경영실적은 더욱 악화되어 이제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건설자재직협의회 측은 원가 상승 시에는 수급 논리를 앞세워 가격유지 또는 인하를 주장하며 유통상 납품분을 건설사 임의 가격으로 마감하길 요구하고 있다”며 “원가 하락 시 철근가격 즉시 인하와 함께 일부 건설사에서 제품대 지급 보류, 세금계산서 수취 거부, 발주 중단 등의 압력행사를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제강사는 정상적으로 제품대를 지급하는 건설사에 우선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철근 가공업계의 가공비의 인상 요구에 따라 외주 가공비를 수주 가격에 반영해 인상된 가공비로 임가공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지부진한 협상을 타개하기 위해 제강사, 유통업체는 물론 건설사 역시 새로운 시스템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로 제강업계와 건자회 측은 가격결정 방식을 분기별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 공감했고 선가격 후출하 시스템 시행과 관련해서도 발표에 앞서 건자회 측에 사전 고지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파행이 지속되면서 국내 철근산업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선가격 후출하 시스템을 시급히 정착하기 위해 건자회와 충분한 협의를 통한 제강사의 노력이 지속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