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막힌 정부, 기막힌 中企

귀 막힌 정부, 기막힌 中企

  • 철강
  • 승인 2014.04.1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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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진욱 j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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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욱 기자
  스테인리스 수요업체들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중소업체들은 생존의 갈림길에 직면한 상황이다.
한 스테인리스 밀폐용기 제조업체는 인증규격 부재로 판매 반경을 넓히지 못해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테인리스 재질의 밀폐용기는 전자레인지에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하지만 안전 관련 공인 인증서가 없어 국내를 비롯한 해외시장 판매가 불가능한 상태다.

  이 때문에 스테인리스 주방용품업체들은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 등에 안전 인증을 위한 규정안을 마련해 인증시험 규정을 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자레인지 사용 시 스테인리스 밀폐용기는 파손 위험이 없어 유리용기의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안전 인증이 없다는 이유로 판로가 막혀 있다.
한편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업체임에도 공공기관 조달사업 입찰 시 구태적 조달 관행으로 채택되지 못해 수요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도 있다.

  한 에어컨 배관 제조업체는 스테인리스 관련 기술을 개발해 3건의 특허를 취득했다. 이 기술은 에어컨 배관의 기존 재질인 동을 스테인리스로 바꾸고 두께도 절반 이하로 줄여 35% 수준 원가 절감 효과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에서 공인인증서도 받았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장점을 내세워 한 공기업 조달사업에 신제품 적용을 제안했지만 사용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입찰에 실패했다.
공공기관들은 ‘공공기관 및 민간업체 사용실적 0회 이상, 공사실적 00억원 이상’ 등의 자격조건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 정부가 지향하는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도 역행하는 행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 육성을 외치는 마당에 공공기관들이 오히려 중소기업의 산업계 진출을 가로막아서야 되겠느냐는 것.

  아직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하는 입찰에 대해 국회 국정감사 외에 딱히 규제가 없는 실정이라 정부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보다 먼저 업계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정부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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