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공급과잉 물량, 아시아에 쏟아져
日 업체, 수출 감소·수입 확대로 연결
중국의 저가 공급과잉 물량이 아시아 철강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코트라 일본 도쿄 무역관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철강 생산 감소 표명에도 공급과잉 해소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코트라는 이에 따라 일본 철강 업계에서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철강 생산 소비국이며, 경기 둔화와 정부의 환경 규제를 통한 공급능력 삭감 방침에도 현재 조강 생산은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코트라는 특히 과잉생산된 저가품이 수출돼 아시아 철강재 시장에 가격 하락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산 철강재는 견실한 내수를 바탕으로 국제적으로도 고가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요자가 ‘홀로 고가’인 상황을 언제까지 용인할지는 미지수라는 설명이다.
세계철강협회에 의하면 지난해 세계 조강 생산량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16억722만톤으로, 이중 중국은 7억7,900만톤을 생산해 48.5%를 점하고 있다. 중국은 2006년부터 노후 설비 도태를 통해 과잉능력 삭감에 노력해왔지만, 한편으로는 신규 설비의 가동이 진전돼 중소철강 제조사를 중심으로 공급과잉이 지속돼왔다. 더구나 내수로 흡수할 수 없는 잉여분의 저가 제품이 수출로 전환돼 아시아 철강재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 통관 통계에 따르면 2014년 2월 철강재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480만톤으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처럼 중국의 수출 증가가 계속되면 아시아 철강 시장에 하락 압력이 거세져 일본에서도 일부 범용 제품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코트라는 전했다.
일본 제품은 중국산 강재와 직접 경합하는 경우가 적은 게 현실이나, 아시아 전체 시장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코트라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엔저 속에서도 일본의 철강재 수입은 확대된 반면, 고가의 일본 제품 수출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일본의 보통강 강재 수입량은 41만1.104톤으로 4개월 연속으로 40만톤을 웃돌았다. 특히 한국산과 대만산 수입이 전월 대비 감소한 가운데 중국 제품은 전월 대비 6.7% 증가한 3만9,765톤을 기록했다. 반면, 수출은 엔저로 경쟁력이 향상됐음에도 2월 강재 수출량이 2013년 2월 대비 11.6% 감소한 321만톤을 기록해 6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저가 공세로 아시아 시황이 악화되면서 일본 철강 제조사가 적자 출하를 피하기 위해 수출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코트라는 전했다. 더구나 신흥국의 경기 둔화를 배경으로 對ASEAN 수출도 5개월 연속으로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국산 강재는 저가 범용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중국 정부는 자동차용 등 고급 강재의 생산 비율을 높여 수익성 개선과 함께 각국의 반덤핑 조치를 회피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기술력 부족으로 고장력 강판 등 고성능 제품에서 일본이나 한국과의 경합은 없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일본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해 고급 강재 부문에서의 경합을 벌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