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말프로젝트와 철강협회의 비상체제

야말프로젝트와 철강협회의 비상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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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0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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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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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상반기 철강재 수입은 전년동기에 비해 무려 15.5%, 151만톤 증가한 1,121만톤에 달했다.
그런데 보다 큰 문제는 양적인 증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입재의 영향력이 일파만파(一波萬波)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국내 철강 시장은 유통시장뿐만 아니라 상당수 실수요가들까지 수입재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수입재가 국내산보다 저가(低價)이면서 그런대로 쓸만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고 또 일부에서는 품질을 무시할 경우 더욱 저가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여기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산 철강재들이 국내 시장에서 설 자리가 점차 더욱 좁아질 것이 분명하다.
대표적인 품목이 바로 후판이다.

  후판의 상반기 수급 상황을 보면 그야말로 극명하게 실감할 수 있다. 상반기 후판 국내 생산은 479만톤이었다. 이중 내수로 305만톤, 수출로 164만톤이 출하됐다. 후판의 생산능력은 연간 1,460만톤에 달한다. 반기 기준으로는 730만톤이다. 결국 상반기 후판 제조업체들의 단순가동률은 66%에 불과했다. 70%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동률로는 제대로 수익을 내기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신제품 개발, 양산이나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미래는 더욱 어두워진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상반기 후판 수입량은 무려  127만톤에 달했다. 이 수입만 없었다면 내수 출하량은 432만톤까지 증가했을 것이고 가동률은 82%까지 올라갈 수 있다. 충분히 연구개발과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초저가 수출을 적당히 줄였다면 수익성은 더욱 좋아질 수 있었을 것이다. 

  후판 수입은 다른 제품과 달리 유통업계가 아닌 조선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조선사들의 수입 이유는 선박을 워낙 저가에 수주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싼 후판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변(辯)이다. 하지만 모자란다고 철강업계에 증설을 요구했다가 상황이 변하니까 모른척하는 ‘안면몰수’와 다름없는 일이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야말프로젝트’ 수주로 후판 판매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후판 제조업체들은 오히려 더 긴장하는 모습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극한용 후판이 필요하지만 이미 일본, 중국 후판 제조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대우조선도 국산에 한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7월 22일 한국철 강협회는 수입 급증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국내 철강산업의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철강협회를 비상대책반 체제로 운영한다고 선언했다.

  그야말로 업계 대표 단체인 철강협회에 바라고 바랐던 일이 이제야 성사된 분위기다. 물론 그동안 나름대로 수입재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펼쳐왔다. 하지만 업계가 직면한 현실과 필요성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법과 제도를 만들고 단속을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야말프로젝트와 같은 건에 수입재가 사용되지 않도록 업계 대표 자격으로 적극 나서는 것과 같은 실질적인 노력이 우선적으로, 꼭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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