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포스코 印尼밀, 가동 반 년만에 동남아 철강시장서 거센 돌풍

(르포)포스코 印尼밀, 가동 반 년만에 동남아 철강시장서 거센 돌풍

  • 철강
  • 승인 2014.09.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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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인도네시아 칠레곤=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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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고로사고 아픔 훌훌 털어내고 쇳물 생산 안정화
품질, 안전관리 철저…印尼 내 슬래브ㆍ후판 수요 석권 자신감
중국-베트남- 인니-인도 연결하는 동남아 철강벨트 선점
철광석 구매가격 낮아 포항ㆍ광양제철소 필적한 제선원가 확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서쪽으로 100㎞ 떨어진 찔레곤(Cilegon)시. 이곳에 세워진 동남아시아 최초의 일관제철소인 크라카타우포스코(PT. KRAKATAU POSCO)를 4년 만에 다시 방문한 것은 지난 15일이었다.

▲ 동남아시아 최초의 일관제철소인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전경


  착공 당시 허허벌판에 용광로가 지어지면 곧바로 뜨거운 쇳물을 콸콸 쏟아낼 것 같았던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지난해 12월 23일 준공됐지만 용광로에 불을 땐 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발생한 사고로 인해 한동안 정상적인 생산이 어려웠다.

▲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용광로 외관


  포스코는 고로사고 발생 이후 수습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100여명의 컨설턴트를 급파하는 등 사고수습에 매진한 결과 1주일 만에 열풍을 다시 불어 넣었고 공정 안정화를 거쳐 3월 7일에 첫 번째 슬래브 371톤을 출하했다. 이어 5월부터 고로, 제강, 후판압연 등 모든 공정에서 정상조업도를 달성했다. 문제가 있었던 고로는 5~6월에 일일 평균 8천톤의 쇳물을 생산한 데 이어 7월부터는 8,500톤의 쇳물을 콸콸 쏟아내고 있다. 압연 공정에서는 매일 3,400톤의 후판이 생산 중이다.

▲ 용광로 출선 장면. 뜨거운 쇳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연초 사고에 관한 우려를 불식시킨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가동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국을 포함한 전임직원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며 포스코의 새로운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또한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완전히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웨스트 자바 지역의 조용한 해안 도시였던 찔레곤은 지금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뜨거운 철강도시로 탈바꿈했다.

  민경준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은 "안정화를 완료하고 생산제품 대부분을 인도네시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연간 900만톤의 철강재가 인도네시아로 수입되고 있었는데 우리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평가가 상당히 높아서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면서 "2단계 투자로 600만톤까지 생산하더라도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설명했다.

  민 법인장의 말처럼 크라카타우포스코는 한국의 발전된 철강 기술력을 해외에서 실현시킨 첫 번째 사례이다.

  포항 영일만에 제철소를 지을 때만 해도 하나부터 열까지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은 것이 없었던 포스코가 46년이 흐른 지금,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철강사’ 1위 자리를 5년째 유지하는 글로벌 철강사가 됐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포스코를 파트너로 삼았던 것도 영일만에서 이뤄진 신화가 이곳 찔레곤에서 재현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 제강 전로에서 용강이 래들에 옮겨지고 있는 모습. 이후 연주공정을 거쳐 두께 230mm의 슬래브가 생산된다.

  생산이 궤도에 오르니 판매 역시 순풍을 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가동 후 최초로 슬래브와 후판 판매량이 월 목표량인 20만톤을 넘어섰다. 슬래브 제품의 경우 크라카타우스틸과 구나완(Gunawan)과 같은 인도네시아 현지 철강사들이 주요 고객이다. 기존 수입됐던 우크라이나산 슬래브에 비해 품질이 월등히 좋은 탓에 구매선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후판 제품 역시 인도네시아 중공업 회사인 찌트라 조선(Citra Shipyard)와 코린도중공업(Korindo)을 포함, 세계적 중공업 회사인 캐터필라(Caterpillar)의 현지 법인과 같이 납기와 품질에 민감한 외국계 회사들을 주요 고객으로 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

  캐터필라 본사의 글로벌 통합구매 책임자(Global Category Manager) 데니스 쿤카(Dennis M. Kunka)씨는 “크라카타우포스코 후판의 품질이 매우 만족스러워서, 빠르게 품질 안정화를 이뤄낸 포스코의 저력에 놀랐다. 포스코 본사와 마찬가지로 대응이 매우 빠르고 정확해서 앞으로의 비즈니스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생산된 제품의 60~70%는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에서 판매되고 나머지는 인접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 이에 대해 크라카타우포스코 이재헌 수출부장은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태국, 말레이시아를 잇는 동남아 철강벨트의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향후 3년 내에 품질 및 납기 수준을 본사와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라카타우포스코가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하고 반년 만에 안정 단계에 접어들 수 있었던 데는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 실무 교육을 받고 귀국한 현지 엔지니어들과 한국에서 파견된 베테랑 기술자들의 공이 컸다. 총 직원 2,360명 중 58명의 포스코 주재원과 조업 관리와 기술 전수를 위해 한시적으로 머무르고 있는 120여명의 글로벌엔지니어 및 기술컨설턴트를 제외한 2,180여명이 모두 현지인이다.

  이로 인해 포스코는 착공 이후인 2011년부터 현지채용 직원들을 대상으로 심도있는 직무교육을 진행해왔다. 2012년에는 현지 채용된 신입 엔지니어 550명이 7차에 걸쳐 포항 및 광양제철소에서 실무 교육을 받고 귀국했다. 크라카타우포스코 제철소 현장에서는 포스코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100여명의 철강 전문가로부터 고로 조업 경험이 전무한 현지 직원들에게 전문적인 기술과 현장 관리에 대한 살아있는 지식을 전수하고 있다.

  크라카타우포스코 정태수 대외협력부장은 “한국인, 인도네시아인 할 것 없이 전 임직원이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한 마음 한 뜻이 돼서 앞을 보고 나가고 있다. 해외에서 제철소를 가동하는 것은 처음인데다 가동 초기 단계라 당분간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겠지만, 지금처럼 일로매진할 계획”이라며 “스맛앙!(Semangat ; 인도네시아어로 ‘파이팅’)”을 외쳤다.

  한편 포스코는 지역사회 함께 발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합작 법인 설립 초기부터 제철소 인근 지역에 대한 교육 환경 개선사업을 꾸준히 전개해오는 등 포스코의 상생 문화를 인도네시아 현지에 널리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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