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중국 철강산업 전략

달라지는 중국 철강산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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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1.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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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중국야금보특약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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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생산, 인근 지역에 바로 수출…중국 철강기업, 세계화에 박차

  올해 중국 철강시장은 불황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수출은 급증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10월 철강재 수출량은 7,389만톤에 달해 전년 동기대비 42.2% 증가율을 기록했다. 10개월 동안의 수출량은 이미 지난해 전체 수출량인 6,234만톤을 초과했다.

  수출 증가와 함께 중국 정부의 철강설비 해외 이전 정책도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APEC 회의에서 중국은 '일대일로(One Belt And One Road),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벨트' 전략을 제안하고 한국-중국 FTA, 중국-호주 FTA를 잇따라 체결했다. 이밖에 중국 정부는 앞으로 철강, 석유 등 부문에 외국 자본을 개방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철강산업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중국 철강재 수출의 급증은 특히 남미, 동남아 지역 시장 개척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허베이(河北)강철그룹 수출 담당 관계자는 "각 수출 대상 지역 중 남미, 동남아 두 지역에 대한 수출량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 인프라가 비교적 낙후한 지역에서 철강재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며 가격도 비교적 안정적이므로 중국 철강산업의 중요한 신흥시장"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철강재는 유럽과 미국에 비해 가격이 낮은데다 최근 철광석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중국산 철강재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강해졌다. 현재 같은 품목의 철강재일 경우 중국산은 톤당 100~200달러가 낮은 상황이다.

  중국은 철강재 수출 확대와 함께 철강 설비의 해외 이전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달 13일 리커창(李克?) 총리는 제17차 중국-아세안(10+1) 정상 회의에서 "중국은 국내의 우수한 철강, 시멘트 설비가 투자, 임대 등 방식으로 인프라 설비가 필요한 아세안 국가에 이전해 양측이 윈윈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9월 허베이강철은 남아프리카에 연산 5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이 해외에 투자해 진행하는 최대 규모의 일관제철소 프로젝트다. 이밖에 허베이강철은 이달 18일, 세계 최대의 철강무역 및 종합 서비스업체인 스위스 JCDecaux 그룹의 지분 10%를 추가 매입해 총 51%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과거 중국은 남아프리카의 철광석을 수입해 중국 내에서 생산하여 다시 수출을 하는 형태였지만 이러한 산업체인의 물류비용은 너무 높다. 이에 향후에는 남아프리카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JCDecaux와 같은 글로벌 무역업체를 통해 주변 시장에 판매하는 형태로 점차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허베이성 정부는 '허베이성 철강, 시멘트, 유리 등 우위 산업의 과잉 생산능력을 경외로 이전하는 작업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2017년까지 전 허베이성 철강 설비능력 중 500만톤을 경외로 이전하고, 2013년까지 철강 설비능력 2,000만톤을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적극적인 '세계화' 전략

  과거 중국의 철강산업 정책은 '국내 공급 충족, 적당한 수준의 양자 혹은 다자간 무역 개척'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지난 2010년 중국강철공업협회(CISA)의 비서장을 맡았던 단샹화(單尙華)는 "중국의 철광석 대외의존도는 70%에 달하며 철강재 수출은 자원 수출, 원자재 수출과 같으며 국내의 오염 정도와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이는 불필요한 반덤핑, 반보조 등 무역마찰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중국은 철강재 수출에 대해 계속해서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으며 수출 비중은 전체 생산량의 2~3%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점차 변화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해관총서 등 부처는 올해 3분기 무역상황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올해 1~3분기 중국 철강재 수출량은 6,543만톤에 달해 전년 동기대비 39.3% 증가했다"며 "수출은 이미 과잉 생산능력을 해소하는 중요한 채널 중 하나"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정부가 발표한 '호련호통(互聯互通)', '일대일로' 전략은 더욱 더 이를 뒷받침해 준다. 이러한 해외 투자 계획은 대부분 인프라 건설, 자원개발 등에 집중돼 있는데 이는 철강산업의 과잉 생산능력을 해소하는 데에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멕시코 고속철도 프로젝트에서 중국 컨소시엄 낙찰이 취소된 것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중국의 이러한 투자 계획의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최근 한국과 중국은 FTA 협상을 마무리지었는데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중국 철강산업에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포스코는 고급 철강재 부문에서 기술 우위를 갖고 있고 중국 기업보다 경쟁력이 훨씬 강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원회는 현재 '외상투자산업 지도 목록'에 대한 수정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데 해외자본이 철강, 정유, 에틸렌 등 생산능력 과잉 부문에 진입하는 것을 더 이상 금지시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생존 환경의 급변에 대해 CISA 쉬샹춘(徐向春) 부회장은 "앞으로 산업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중국 철강기업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세계화를 보다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철강기업은 과잉 생산능력을 해소하는 데에 집중해 왔으며 형태전환 및 산업고도화를 실현하고 수출에 주력하는 기업은 여전히 적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수출을 더욱 더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중국의 철강 수출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 수출량이 전체 철강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으로 다른 주요 철강 생산국의 비중인 약 30%보다 낮다. 하지만 쉬샹춘 부회장은 "세계화는 과잉 생산능력을 해결하는 방식 중 하나이지만 모든 희망을 국제 시장에 걸어서는 안 된다"며 "철강기업들은 생산능력 축소,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야금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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