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갑의 몰락’, 철강업계는?

한국 사회 ‘갑의 몰락’, 철강업계는?

  • 철강
  • 승인 2015.01.19 06:50
  • 댓글 0
기자명 박성수 sspark@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성수 기자
최근 국내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바로 ‘甲’이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을 시작으로 백화점 갑질모녀 사건, 위메프 갑질 등 사회 이곳저곳에서 갑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이 구속되면서 갑의 횡포가 누그러들기는커녕 그동안 한국사회에 잠재되어있던 갑질본능이 본격적으로 대두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철강업계라고 크게 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철강업계에서 갑은 메이커였다. 스테인리스 업체도 마찬가지다. 10여년 전만 해도 스테인리스는 없어서 못 파는 물건이었다. 사겠다는 수요가들은 넘쳐나는데 물량은 한정되어 있으니 파는 쪽이 당연히 갑이었다. 구매자들은 줄을 서서 제품을 구매해야 했으며 이에 따라 판매자들은 판매물량조절을 적절히 하면서 본인들 입맛에 맞게 시장을 주도해나갔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전혀 아쉬울게 없었다. 사겠다는 사람이 넘쳐나는 마당에 눈치 볼 필요도 없었고 판매량을 조절해나가면서 가격 올리기도 수월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정 반대가 되었다. 갑이 을이 되고 을이 갑이 되었다. 스테인리스 업계에서 공급은 넘쳐나는데 수요는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수요부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제 갑은 판매자가 아닌 수요가다. 그동안 갑의 위치에서 군림했던 판매자들은 이제 을의 입장에서 수요가를 대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수요가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고 그들의 눈치를 살피게 되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 스테인리스 시장에서 이제 가격결정권은 판매자가 아닌 수요가에게로 넘어갔다. 이로 인해 가격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손실판매를 감수하고서라도 매출액을 맞춰나가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업체들간의 치열한 눈치싸움과 출혈경쟁이 계속되면서 호황이었던 스테인리스 업계는 이제 불황으로 바뀌고 이를 버티지 못해 파산하는 업체들도 속속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갑의 위치에서 을을 배려하고 그들의 입장을 생각해주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누구나 갑이 되고 싶어 한다. 대접받고 싶어 하고 타인위에 군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폐해도 감수해야 한다. 그 폐해가 바로 지금 시장상황이다.

  갑오년이 가고 을미년이 왔다. 이제 갑의 시대는 가고 을을 맞이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