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제품·서비스 특화… 혁신형 창업으로 전환 시급
우리나라 기업가정신 수준은 120개국 중 32위로, 경제 규모가 우리보다 작은 루마니아, 불가리아와 유사하고 콜롬비아와 라트비아보다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5일 ‘우리나라 기업가정신의 평가와 창조경제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또 혁신형 창업 기회, 기업가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지지 측면 등에서 우리가 창조경제 선진국에 많이 뒤처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가 발표한 2014년 글로벌기업가정신지수(GED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20개국 중 32위를 기록해 상위 27%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79개국 중 26위로 상위 33%, 2013년 118개국 중 37위로 상위 31%에 속한 데 비해 소폭 상승한 결과다.
그러나 전체 국가를 여덟 개 분위로 구분한 결과, 한국은 불가리아·루마니아·일본·스페인 등과 함께 3분위에 속했다. 이에 대해 허원제 한경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기업가정신이 경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 4,495억달러로 세계 13위인데 반해, 같은 3분위 그룹인 루마니아의 경제 규모는 세계 52위, 불가리아는 77위에 불과했다. 우리보다 상위에 랭크된 라트비아의 경제 규모는 95위, 콜롬비아는 31위였다.
허 연구위원은 또 “한국은 지난 2013년과 동일하게 여전히 3분위 그룹에 속해있는 반면, 4분위였던 콜롬비아가 지난해에는 우리보다 높은 2분위로 올라섰다”며 우리의 기업가정신 수준이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경연은 보고서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특히 취약한 기업가정신 지표로는 ▲창업 기회의 인식(Opportunity perception) ▲혁신을 통한 시장지배력·경쟁환경 구축(Competition) ▲기업가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지지도(Cultural support) ▲혁신형 창업 기회(Opportunity Startup) ▲기업·시장의 세계화(Internationalization)라고 꼽았다.
보고서는 특히 ‘혁신을 통한 시장지배력·경쟁 환경 구축 지표’는 한국이 0.23포인트(1.0 만점)로, 미국·영국·이스라엘·독일 등 창의·혁신경제를 추구하고 있는 대표 국가들의 평균치인 0.825포인트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또 ‘창업 기회 인식’ 지표는 0.26포인트로 4개국 평균 0.725 포인트보다 역시 현저히 낮았다. 이 밖에 기업가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지지도, 혁신형 창업 기회, 기업·시장의 세계화 항목도 0.4에서 0.5포인트대로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상호 한경연 연구위원은 “기업가정신은 혁신적인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시장 기능을 활성화하는 등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원동력”이라며, “진입 규제, 보이지 않는 규제 등 규제 개혁과 반기업 정서 개선 등으로 기업가정신을 고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생계형 창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지적하며, “기술·제품·서비스의 특화를 통해 시장 확대를 추구하는 혁신형 창업으로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