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다양하고 치밀해진 포스코의 솔루션 마케팅

더 다양하고 치밀해진 포스코의 솔루션 마케팅

  • 철강
  • 승인 2015.04.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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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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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강종 개발, 가공ㆍ성형기술 지원, 금융서비스 등 지원
고객가치 제고와 판매시장 확대로 ‘두 마리 토끼’ 잡아

  포스코는 철강 마케팅 분야에서 항상 진일보한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최초로 EVI(Early vendor Involvement)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이를 업그레이드 한 솔루션 마케팅이 본격화 되고 있다.

  포스코가 내세우는 솔루션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만을 판매하는 철강업체가 아닌 고객과 소통하고 동반 성장하는 마케팅 활동을 말한다.

  지난해 인천 송도에서 열린 ‘포스코 EVI포럼 2014’에서 권오준 회장은 “한국전쟁 이후 가난했던 시절에 창립된 포스코는 그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글로벌 철강사로 성장했다”면서 “이러한 근간에는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더불어 고객을 위한 서비스에 대해 고민하고 진화해왔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 대(對)고객 서비스의 ‘완성’ 단계 

  이어 권 회장은 포스코의 고객서비스는 창립 이래 ▲새로운 관계 개발 ▲새로운 성형기술 개발 ▲EVI ▲솔루션마케팅 등 4단계로 진화해왔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관계 개발은 “고객사가 포스코에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지금껏 U-AHSS, Hyper NO 등 고성능 미래지향형 강재개발에 나선 원동력이 됐다. 새로운 성형기술은 고객의 부품 제조를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대부분의 성형, 용접, 하이드로포밍, 롤포밍 등의 가공기술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대안이었던 것이다.

  EVI는 “어떻게 하면 새로운 강재를 고객에게 더 빨리 적용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돼 트윕(Twip)강과 같은 신강종의 상용화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고객의 제품 개발 초기부터 참여해 고객의 성공적인 부품적용을 지원하면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개념이다. 특히 EVI는 성형성, 용접성, 내구성 등을 고려해 강재의 특성을 정확히 평가해 고객이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원가절감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래의 고객서비스 방법론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솔루션 마케팅’이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솔루션마케팅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포스코가 제공하는 하드웨어는 생산하는 고품질의 강재이고 소프트웨어는 이용기술과 비기술적인 상업적 지원을 뜻한다. 특히 비기술적인 부분에는 납기단축, 운송비 절감, 고객과의 공동사업 추진, 자금지원 등이 포함된다.

  또한 포스코는 솔루션마케팅을 실천하기 위해 국내외 고객사 사업장 근처에 테크니컬서비스센터(TSC)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객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에서 고객의 니즈를 경청하고 빠른 시간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23개로 운영되고 있는 TSC를 오는 2016년에는 30개 이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고객이 있는 현장에서 바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모바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주문투입이나 운송 등의 단순 정보를 넘어서 고객 제품개발 솔루션, 강재이용 솔루션 등이 즉시에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인터넷만 가능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고객서비스가 가능하다.

  또 개발된 제품을 고객과 함께 생산하는 글로벌 플랫폼 비즈니스(GPB)를 병행하고 있다. 실제 포스코는 현재까지 약 20여개의 고객사와의 합작회사를 설립한 상태며 향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 다양한 솔루션 마케팅의 사례들

  포스코가 진일보한 솔루션 마케팅 사례를 선보이고 있다. 다음의 몇 가지 사례들을 살펴보면 얼마나 다양한 솔루션들이 고객 성공을 지원하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꿈의 연비’ 100㎞/ℓ 실현 지원

  포스코 솔루션 마케팅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르노의 신형 콘셉트카에 경량화가 가능한 자동차강판을 제공해 초고연비 달성을 뒷받침한 것이다. ‘이오랩(EOLAB)’으로 명명된 이 차량의 연비는 ℓ당 100㎞에 달한다.

  르노는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1ℓ로 100㎞를 달릴 수 있는 콘셉트카 ’이오랩’을 선보였다. 폭스바겐의 1리터 자동차 ‘XL1’을 견제하기 위한 경쟁 모델로 개발된 이오랩은 르노의 소형차 클리오를 기본으로 개발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꿈의 연비를 실현한 이오랩은 오는 4일부터 열리는 서울모터쇼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 포스코의 다양한 경량화 솔루션이 적용된 르노 이오랩(EOLAB). ℓ당 100㎞를 달릴 수 있는 꿈의 연비를 실현한 콘셉트카다.

  이 차량에는 포스코의 경량화ㆍ고강도 제품인 트윕강(900TWIP), 핫프레스포밍강(2000HPF), 마그네슘 판재(Mg panel)가 적용됐다. 강재, 성형기술, 비철금속 솔루션이 총망라된 셈이다. 강도와 성형가공성을 모두 높이고 충돌 시 에너지 흡수력이 뛰어난 고탄소-고망간 오스테나이트강으로 900MPa급 인장강도를 지닌 900TWIP강은 이오랩의 A필러에 적용됐다.

  또한 강판을 고온으로 가열 후 성형 및 냉각하여 만든 초고강도 제품으로 기존 양산제품(1,470Mpa)보다 인장강도를 2,000MPa로 높인 2000HPF강은 강성이 중요한 자동차 바퀴 사이의 문짝을 떠받치는 지지대(Sill Side Inner LH)에 채택됐다. 상용금속 중 가장 가벼운 금속소재(비중 1.74)여서 차량 경량화의 핵심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마그네슘 판재는 세계 최초로 차량 지붕(Roof)재로 사용됐다.

  이러한 경량화 솔루션 채택으로 이오랩은 기존 르노의 대표적인 소형차 클리오에 비해 차량 무게를 400kg이상 줄였고 특히 차체 부분에서 30%(130kg) 이상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포스코와 르노는 경량화 차체 및 섀시 제작을 위한 공동 솔루션 개발, 신개발 강종을 활용한 자동차 연비 향상 기술 개발 및 마케팅 분야에서 의 협력 활동을 지속 추진해 양사간 전략적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 고장력강 대폭 적용해 쌍용車 부활 도와

  최근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쌍용자동차가 출시한 소형 SUV ‘티볼리(TIVOLI)’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쌍용차 부활을 알리고 있다.

  이탈리아 휴양도시의 이름을 딴 티볼리는 2010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Mahindra Group)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처음 출시한 신차다. ‘코란도C’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쌍용자동차의 야심작이기도 하다.

  티볼리의 성공 뒤에는 포스코의 솔루션 마케팅이 자리하고 있다. 포스코는 모델 개발 초기부터 EVI 활동을 펼치며 차체에 적용할 강종을 제안하고, 고장력강 성형 해석 지원 등의 솔루션마케팅 활동을 추진했다.
특히 양사는 연비와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와 차량 경량화 추세를 반영하고자 수많은 기술 협의과정을 거쳤으며, 그 결과 티볼리 차체의 약 72%에 우수한 고장력강이 적용됐다.

▲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소형SUV 티볼리. 포스코의 고장력강판이 대거 적용됐다.

  포스코는 쌍용자동차와 우호·협력 관계를 장기적으로 이어가며 향후에도 고품질의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 고객사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성장하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티볼리는 조만간 SUV 주요 시장인 중국과 유럽 등으로 판매가 확대될 예정이다. 쌍용차의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지난해 말 스웨덴 대표 자동차사 사브(SAAB)를 인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포스코는 북미 및 유럽 시장으로 고장력강 판매처를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티볼리 외에도 쌍용자동차와 함께 포스코 첨단 강재와 이용기술을 이용하는 ‘차세대 경량트럭 공동개발 기술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양사에 공동으로 담당부서(Joint Working Group)를 운영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 금융지원 솔루션으로 고객사와 상생 

  포스코가 최근 더욱 진일보한 솔루션 마케팅 사례를 선보였다. 신강종 및 응용기술 개발 지원의 틀을 벗어나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사에게 금융 솔루션(스틸론)을 제공하여 고객 성공을 지원한 것.

  교량 건설 특허기술을 보유한 혜동브릿지는 아치형의 강박스 내부에 아치콘크리트를 타설해 거더를 만드는 ‘SBarch 합성거더’라는 신공법을 포스코와 함께 개발했다. 이 공법은 기존 거더공법 대비 강재량을 30% 이상 절감할 수 있고 시공성이 뛰어나다. 또한 내부에 콘크리트를 충전하기 때문에 처짐과 진동 성능이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아치형의 조형미를 보인다.

  혜동브릿지는 이런 기술력을 토대로 총 공사비 220억원 규모의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의 수영강교 설계 및 시공을 수주했지만 거더 제작에 필요한 강재를 직접 사서 제작을 의뢰할 여력이 없었다. 이로 인해 혜동브릿지는 기존 방식대로 철구제작사에 도급 형태로 외주를 맡길 계획이었지만 이럴 경우 저원가 소재를 선호하는 철구제작사가 수입산 소재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강재 가격 및 시황 정보 등을 제공하는 동시에 원가절감 방안을 제시하며 직접 강재를 구매할 수 있도록 구매자금 지원 서비스(Steel loan)를 하고 있는 포스코기술투자와 협업하여 여신 제공방안을 검토했다.  

  포스코기술투자는 혜동브릿지가 포스코와 거래 실적이 전무하고 중소건설업이라는 업종 리스크도 가지고 있었지만 여러 검토 끝에 10억원의 여신을 제공하기로 했다. 결국 혜동브릿지는 초기 자본 없이 강재를 조달하게 됐고 포스코 지원으로 원가절감 방안을 찾아내어 총 소요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포스코는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사의 숨통을 터주면서 자칫 수입재를 사용할 뻔 했던 강건재 수요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고객사와의 ’윈윈’에 성공한 셈이다. 특히 건설설계 및 마케팅 전문업체 중에는 혜동브릿지와 유사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금융지원을 결합한 솔루션 마케팅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 부품사ㆍ해외가공센터 합작사업 GPB 추진

  포스코는 해외가공센터를 활용한 자동차 부품사와의 합작사업을 추진해 고객사의 안정적인 생산과 글로벌 자동차강판 시장 공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포스코는 자동차 부품사가 해외에 진출할 때 포스코의 현지 가공센터에서 소액지분을 투자하는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글로벌 플랫폼 비즈니스(GPB ; Global Platform Business)로 불리며, 포스코는 이를 통해 자동차강판 연계판매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가령 섀시 부품을 만드는 고객사가 중국에 현지공장을 만들 경우, 인근 가공센터에서 일정 지분을 투자하는 합작법인을 만들어 섀시부품에 사용되는 고강도강판 판매를 늘리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본사 철강재 수출→가공센터 가공판매→JV 부품 생산ㆍ판매’로 연결되는 밸류체인을 구성함으로써 고객사와의 록인(Lock-in)과 협업, 시장개척을 통한 동반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포스코의 판단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GPB를 통해 총 4만7천톤의 연계판매량을 확보했으며 올해는 7만7천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JV 매출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1억5천만달러를 달성했으며 올해는 2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올해 총 25건의 GPB 사업을 검토할 계획이며 현재 9건의 사업에 대해 투자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검토지역은 중국과 멕시코, 미국, 태국, 인도 등이며 섀시, 롤포밍(RF), 핫프레스포밍(HPF) 등의 부품 생산공장이 대상으로 알려졌다.

  ▲ 솔루션 마케팅 첨병, TSC 확대 구축

  포스코는 일련의 솔루션 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 거점지역에 TSC를 설립하고 있다. TSC는 포스코의 철강제품을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문제에 대한 고객의 불편함을 즉시 해소하면서 사전 기술지원과 EVI 활동 등을 현지에서 수행하는 조직이다.

  포스코는 현재 한국 4곳을 비롯해 중국 8곳, 일본 4곳, 인도 3곳, 동남아 4곳, 미주 3곳 등 총 23개의 TSC를 가동하고 있다. 이를 2016년까지 31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며 조만간 유럽지역 2곳에 TSC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포스코는 유럽지역에 터키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POSCO-Assan TST)을 비롯해 폴란드와 이탈리아, 터키에 가공센터를 두고 있으며, 슬로베니아에 물류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 북중미에 비해 투자 규모는 작지만 유럽시장으로의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폭스바겐, 피아트, 르노 등 유럽 자동차업체로의 자동차강판 공급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유럽 현지에 TSC를 두고 기술지원 서비스를 강화해 솔루션 마케팅 성과를 극대화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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