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통화정책 예측 가능성 높여야”

한경연 “통화정책 예측 가능성 높여야”

  • 일반경제
  • 승인 2015.05.04 10:37
  • 댓글 0
기자명 박진철 jcpark@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준금리 조정으로 확장적 통화정책 명확히 해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있어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물가 수준은 오르지만 물가 상승률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의 물가 추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저성장 저물가 시기의 우리나라 통화정책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처럼 밝혔다.

  한경연은 보고서에서 “장기간 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범위 하한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정책 재정비를 주장했다.

  물가안정 목표제도는 중앙은행이 예상물가 상승률을 예측해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에 따라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김성훈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현재 중기 물가안정 목표(2013년~2015년)는 2.5%에서 3.5%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데 2012년 6월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개월째 목표 범위의 하한선을 밑돌고 있는가 하면 지난해 11월부터는 0%대로 낮아진 상황”이라며,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정책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은 실제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범위를 이탈할 경우 중앙은행 총재가 공개편지로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하는 법이 마련돼 있을 정도다.

  보고서는 또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저하된 원인으로 저물가 상황에 대한 한국은행의 대응 속도가 느리다는 점을 꼽았다. 물가안정 목표제도를 통해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이 긴축이냐 확장이냐를 예측할 때는 실제물가 상승률의 목표범위 상·하한 이탈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통상적으로 현재 우리나라와 같이 물가안정 목표범위의 하한을 밑도는 낮은 물가에선 추가적인 기준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김성훈 부연구위원은 “저성장·저물가 현상이 지속되면 중앙은행의 확장적 통화정책이 요구되는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결정에서 디스인플레이션 추세에 대한 대응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기준금리 조정에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확장적 통화정책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또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일부 국가들이 제로 기준금리를 채택하고 양적완화를 병행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 확보를 위해서라도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보고서는 상한 3.5% 하한 2.5%로 그 차가 1%에 불과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범위(2013년~2015년 )를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30여 개 국가들은 대부분 중간값을 기준으로 ±1% 범위로 설정해 상·하한이 2%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