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양에이치씨 정리매매 기간 중 지분 대거 매입
풍력타워 제조업체 씨에스윈드 오너가 플랜트 사업 진출을 위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우양에이치씨 인수를 추진한다.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씨에스윈드 오너인 김성권 대표이사가 지난 3월 우양에이치씨 정리매매 기간 중 이 회사 지분을 대거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표의 인수가 종료되면 씨에스윈드는 사실상 대형 플랜트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김 대표가 인수한 우양에이치씨 지분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우양에이치씨 고위 관계자는 "김성권 대표가 우양에이치씨 정리매매 기간을 이용해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세부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우양에이치씨는 126억원 규모의 전자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지난 3월 2일 수원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현재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다.
김 대표가 우양에에치씨 지분을 매입한 것은 플랜트 사업 진출을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씨에스윈드는 지난 3월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플랜트 설비 제작 및 판매'를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IB업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김 대표가 우선 개인으로 우양에이치씨 지분을 인수한 뒤 유상증자나 회사채 인수 등을 통해 씨에스윈드의 자금을 투입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 거기까지는 계획이 전혀 없다는 게 씨에스윈드의 설명이다.
양사가 인수합병(M&A)에 합의하면 우양에이치씨는 이런 내용의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 경우 우양에이치씨는 법정관리도 졸업할 수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법정관리 기업은 법원 관리 아래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채무 변제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다만 M&A가 진행될 경우 회생계획안 인가 전이라도 법원이 허가하면 사업 또는 영업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다.
씨에스윈드측은 김 대표의 우양에이치씨 지분 인수를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M&A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회사 측 고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우양에이치씨의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하고 인수를 검토했을 수 있다"면서도 "회사차원서 검토하거나 진행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씨에스윈드는 풍력발전의 기둥 부분인 타워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11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우양에이치씨는 열교환기·타워·압력용기 등 화공 플랜트 설비를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하는 업체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국내 대형 플랜트 전문기업이 탄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