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주점유율 44.6%...전년比 2배 상승
수주량, 수주 척수, 인도량 모두 中 앞질러
전세계 신규 선박 발주량이 급감한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가 높은 수주점유율을 보이면서 신조수주량(중량), 수주선박(척수), 선박 인도량 등 주요지표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섰다. 그동안 고부가가치 선종을 집중 수주하면서 상대적으로 열위였던 선박 척수에서도 중국을 따돌리며 명실공히 세계 1위 조선국가 자리를 굳건히 했다.
클락슨리서치(Clarkson Research) 자료에 따르면 오래 상반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2,699만CGT의 절반 정도에 그친 1,328만CGT로 집계됐다. 한국의 수주량은 592만CGT로 전년대비 3.9% 감소했지만 22.8%였던 수주점유율은 44.6%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벌크선 시장의 급격한 침체에 따른 중국 조선업계의 실적 부진의 영향이 컸다.
<상반기 조선 수주실적>(만CG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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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2014년 |
2015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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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수주량 |
616 |
592 |
점유율 |
22.8% |
4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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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
수주량 |
1,186 |
256 |
점유율 |
43.9% |
1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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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
수주량 |
604 |
268 |
점유율 |
22.4% |
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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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Clarkson Research |
2분기 실적으로만 한정할 경우, 한국은 305만CGT를 수주해 중국(115만CGT )과 일본(60만CGT)을 큰 폭으로 따돌리며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1위에 올랐다. 건조실적을 나타내는 인도량은 한국이 올 2분기에 314만CGT를 기록하며 작년 4분기 이후 2분기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는 그동안 대형 상선 위주의 수주로 중소형 벌크선 수주가 중심인 중국에 수주 척수 기준으로 열위였지만 2분기에만 67척의 상선을 새로 수주하여 중국(59척)과 일본(19척)을 동시에 제쳤다. 이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이 최근 10년 이상 수주 척수 1위를 차지해온 중국을 추월한 것은 건조할 수 있는 선박 종류가 상대적으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상선 수주 물량의 50% 이상이 벌크선이었는데, 세계 벌크선 발주량은 벌크선 운임의 폭락 여파로 호황기 대비 90% 이상 급감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올해 들어 초대형 유조선(VLCC)을 비롯한 탱커, 초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등 여러 종류의 고부가가치 상선을 고르게 수주하면서 조선 불황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에 뒤져있는 부문은 수주잔량뿐이지만 이마저도 내년이면 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말 기준 한국의 수주잔량은 3,280만CGT이고 중국은 4,096만CGT여서 최근 중국의 수주 부진을 감안할 때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대부분의 조선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조선업계가 사실상 몰락하면서 세계 조선시장에서 한국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전세계 조선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및 일본 후판업체들의 국내 조선사에 대한 구애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국 내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후판 잉여물량을 국내 조선업계에 판매해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내 후판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업계의 수주실적이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나은 것이지, 물량 자체가 증가한 것은 아니다"면서 "전반적으로 조선용 후판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난에 봉착한 중국과 일본 철강사들이 국내 조선업계를 집중공략 하게 되면 결국 출혈경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