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포인트는 차강판, 동부제철 생산여력 많지 않아
소재 조달, 노후 설비 등 문제 산적, 내부방침 아직 無
현대제철이 동부제철 인수와 관련해 어중간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내 업체들 중 인수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딱히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긍정 또는 부정 어느 쪽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 그저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부제철 인수와 관련해 철강업계 내에서는 많은 얘기들이 들려오고 있지만 현대제철 내부에서는 이렇다 할 내부방침이 서진 않았다는 게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제철이 인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외부 시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동부제철 인수가 구미를 당길 만큼 매력적이지는 않다는 뜻이다.
현대제철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동차강판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있느냐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차 판매량이 주춤하면서 차강판 공급도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늘어나면 현대제철 역시 공급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동부제철 CGL이 자동차강판 생산 여력이 많지 않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강판 생산에 특화된 설비도 아닐뿐더러 기존 물량 채우기도 바쁘기 때문. 동부제철은 한 때 현대차에 월 1만톤 이상 공급한 적이 있지만 현대제철이 원하는 수준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다.
또 동부제철의 소재 조달 문제도 고민거리다. 현대제철은 이미 고로 생산 여력이 한계이 달해 자체적인 조달은 불가능한 상태다. 내년에는 열연강판(HR)의 외부 조달량이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데 동부제철 인수 시 소재 조달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 동부인천스틸 등 노후 설비에 대한 고민도 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도 신 설비 투자를 해야 할 정도로 애를 먹고 있는 상황에서 노후 설비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부담이 크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현대제철 측에서는 선뜻 인수전에 뛰어들 생각을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에서 본격적으로 매각에 나설 경우 어떠한 움직임을 보일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그저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