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상생협력 앞장

(특집)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상생협력 앞장

  • 철강
  • 승인 2015.12.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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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광영 ky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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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2년여 공백 딛고 재도약 선언
조합원 화합·합리적 가공단가·동반 성장 모토 ‘상생’

  “나무는 흔들리지 않아서 강한 것이 아니라 서로 어울려서 강하다”

  신준환 전 국립수목원장의 책 <다시, 나무를 보다>에서 나온 말이다. 서로 어울려서 숲이 되는 나무를 보면 우리 사회도 모든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존해야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이사장 정세현)은 지난 22일 ‘국내 철근가공산업의 가치 창출을 위한 세미나 및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세현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위의 문구를 전했다. 현재 철근가공업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상생’이라는 것을 에둘러 강조한 것이다.

  조합 설립 당시도 마찬가지지만 지난 2년여의 공백 기간 동안 가공업계는 위기의식과 함께 조합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절실히 느껴야했다. 이에 정세현 부원비엠에스 대표가 제 7대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졌다. 조합은 가공업계의 급속한 변화에 대한 대응과 성장을 위해 조합원간의 유기적 협력이 시작이라는 결론이 섰다. 상생하는 길을 찾아 나선 조합의 향후 활동 방향과 상생을 위한 조건인 조합원 화합, 합리적 가공단가, 동반성장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편집자 주>

■ 철근가공업계의 현실과 과제는?
  철근가공업계는 제강사의 가공업 진출이 본격화 된 이후 한동안 격변의 시기를 겪었다. 코일철근이 처음 생산되고 고강도 철근 비중이 증가하는 등 제강사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철근가공업체들은 과거 건설사 또는 골조업체와 임가공 계약을 직접 체결했다. 그러나 지금은 제강사들이 일감을 수주해 자체 가공 또는 외주를 주는 방식으로 변모했다.

  제강사의 가공업 진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영세한 가공업체들의 영업 부담을 덜어주는 등 위험요소를 분산해주는 동시에 안정적인 가공물량 확보도 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제강사는 철근 가공분야를 철근 판매의 서비스 개념으로 상정, 건설사 등을 상대로 최저가로 수주한 뒤 가공업체에 재하도급을 주면서 가공단가를 낮추는 결과를 낳았다.

  과거 조합은 변화 속에서 가공업계의 분위기를 조성해 고가의 생산 장비 및 자동화 설비 도입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2013년 대형 제강사를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진행하면서 마무리가 원만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업계가 더 큰 곤경에 처하게 된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있다.

  이처럼 수급 주체 간 불균형 구조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는 가운데 가공단가는 정체된 반면 노무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숙련공 부족 및 가공수량 과다에 따른 생산성 저하, 자동화 장비 가격상승에 따른 설비투자비 증가, 건설사 원가절감의 목적인 샵 드로잉(shop drawing) 적용 현장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가공업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

■ 가공단가 현실화, 무엇이 해답인가?
  영세한 가공업체들의 경우 수익은커녕 생존이 절박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가공업계 내부에서는 가공단가 현실화라는 큰 뜻에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다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에 이견이 있다. 조합이 판단한 합리적인 가공단가 현실화는 최소한의 기준점을 정부가 정한 ‘건설공사 표준품셈’을 기준으로 가공단가를 적용하자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건설공사 표준품셈’은 정부·지자체, 공기업 등 공공기관이 공사를 발주할 때 예정가격을 산정하는 기준이다.

  권태혁 사무국장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기타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건설공사의 예정가격 산정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 표준 시장단가(실적공사비), 견적단가, 물가 가격지”라며 “일부 단점도 있지만 가장 보편화 되고 대표적인 것이 매년 초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실적 공사비 및 표준품셈 관리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발간하는 표준품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이를 토대로 한 적정단가는 SD500이상 기준 최소 톤당 5만~6만원이 합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가격도 설비투자 감가상각 및 인건비 정도를 해결하는 수준이지 운송비와 최소한의 이윤도 확보되지 못한 금액이다.

  2015년도 표준품셈 기준에 따르면 SD500 이상 철근의 가공단가는 톤당 9만4,815원(Shop Drawing 작성비, 운반비,기타경비,간접노무비, 일반관리비, 이윤 등이 포함되지 않은 직접비)이다. 하지만 현재 가공단가는 톤당 3만5,000원~4만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 철근 수입 억제의 Key, 가공업계가 쥐었다
  올해 철근 수입은 큰 폭의 증가를 나타내면서 6년 만에 100만톤을 넘겼다. 철근 수입 증가는 곧 수입산 철근 가공물량도 늘어난다는 얘기가 된다. 이를 제강사 역시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대부분 가공업체들은 국내 제강사들과 보조를 맞춰 수입시장 변화에 함께 하겠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가공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수입산 철근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현실에 있다.

  실제 동일 조건에서 수입산 임가공 단가는 톤당 7,000원에서 1만원 이상 더 높은 가격을 적용받고 있다. 반면 제강사들은 건설사들의 무리한 요구에 따른 저가계약으로 보태서 넘겨주는 현장이 있을 정도로 운신의 폭이 없다.

  또한 중국산 철근의 품질은 국내 제품과 거의 대등한 수준이지만 가격은 톤당 10만~20만원 저렴하다. 국내산보다 까다롭지 않은 보증조건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입산 철근은 건설현장 실수요 거래에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세현 이사장은 “가공업계가 수입억지력의 키를 쥐고 있다”며 “이는 최소한의 가공단가가 보장돼야 제강사와 건설사 , 그리고 가공업계의 상생도 가능하다는 역설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은 건설사가, 철근 판매는 제강사가, 가공은 임가공업체의 영역임을 인정하는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 표준하도급계약서 승인 재추진 ‘잰걸음’
  표준하도급계약서는 2013년 초 조합에 의해 승인 준비가 시작됐으나 그동안 사정상 중단된 바 있다. 조합은 최근 TFT를 구성해 ‘표준하도급계약서’ 승인을 재추진 중이다.

  조합에 따르면 올해 안에 표준하도급계약서(안)를 만들고 법리 검토와 이사회를 거쳐 내년 초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권 사무국장은 “표준하도급계약서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의 2’에 따라 공정거래워원회가 사용및 보급을 권장하고 있으며 현재 각 발주처별로 사용하는 계약서를 통합해 하나의 통일된 표준과 객관적인 룰을 만들어 사용함으로써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간에 시간과 마찰을 줄일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건비 상승에 따른 E/S 등을 반영하면서 그동안 일방적으로 책정됐던 인건비가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은 지난 22일 철근가공업계 및 건설사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현재 국내 철근가공산업의 문제점과 향후 가치 창출을 위한 세미나 및 공청회를 개최했다.

■ 철근가공업계, 가치 창출 위한 방안 論議
소통·화합·상생 다짐…대화 채널 활성화 방침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은 지난 22일 철근가공업계 및 건설사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현재 국내 철근가공산업의 문제점과 향후 가치 창출을 위한 세미나 및 공청회를 개최했다.

  정세현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사장 취임 당시 얘기했던 소통, 화합, 상생에 대한 마음가짐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가슴으로 소통하고 숨소리까지도 화합하며 갑과 을의 상생은 물론 가공업계간 을과 을의 관계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세미나는 윤영호 LH 토지주택대학교 교수의 ‘국내 철근가공 산업의 선진화 및 발전 방향’ 주제 발표로 시작됐다. 윤 교수는 철근공사에 있어서의 새로운 변화, 정책·제도 변화, 철근가공업계의 현안 이슈들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천성철 인천대학교 교수가 ‘철근가공표준 및 허용오차에 대한 시방기준’에 대해 발표하며 국내 표준시방체계, 미국철근가공표준 및 허용오차, 고강도 철근의 특성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권태혁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사무국장이 ‘건설공사 표준품셈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발표를 마쳤다.

  공청회에서는 교수, 공공기관, 건설사, 가공업계 대표들이 국내 철근가공산업의 현황 및 가치창출을 위한 방향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 중에서도 국내 가공업계의 발전적 연착륙을 위해서는 건설사·제강사뿐만 아니라 관련 기관과의 유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고 공생할 수 있는 큰 틀의 협의가 필요함을 지적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특히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해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한다면 함께 공멸할 수밖에 없는 엄연한 현실의 인식이 필요하다”는 날카로운 지적도 나왔다.

  한편 조합은 앞으로도 제강사, 건설사와 현안에 대해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대화 채널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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