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철강업계·산업은행, “동부제철 놓고 다른 시각”

(이슈)철강업계·산업은행, “동부제철 놓고 다른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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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0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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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문수호 shm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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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연간 1천억 가까운 영업이익, 알짜기업으로 여겨
국내 철강업체, 큰 시너지 효과 없어 “비싼 가격 인수 꺼려”

  산업은행이 동부제철을 매각하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철강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동부제철이 열연 사업을 접으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알짜 기업으로 환골탈태했기 때문에 헐값에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철강업계에서 보는 시각은 다소 다른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동부제철의 영업이익은 1천억원에 가까운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록 금융비용 면에서 불이익이 있어 순이익이 좋진 못하지만 회사 자체로는 알짜기업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인수 가능성이 가장 높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보는 시각이 다르다. 자사와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사실상 큰 메리트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제철이 올해 상당한 영업이익을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상당부분을 석도강판(TP) 부문에서 수익을 냈다.

  다른 냉연 업체들에 비해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열연사업에 집중하면서 냉연 부문에 대한 설비투자가 미진해 포스코나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특별한 매력을 못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 ‘석도강판’ 이미 접은 사업

  포스코의 경우 석도강판 사업을 이미 수년 전에 접고 설비를 중국으로 이전했다. 현재 석도원판(BP)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지만 석도강판 사업에 큰 관심이 없는 상태다.

  석도원판 역시 생산량이 많지 않아 가격적 메리트가 없다. 동부제철은 다른 경쟁업체들과 달리 석도원판을 자체 생산하고 있고 열연강판(HR)은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동부제철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포스코에서 석도원판을 구매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경쟁업체들은 동부제철과 달리 석도강판 부문에서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또 석도강판 시장이 중국산 수입 등으로 수요가 줄고 있고 한중FTA 등으로 제관업계 수요도 위협받고 있다.

  냉연도금부문은 포스코와 경쟁 중인 부문이고 알루미늄도금강판과 컬러강판은 포스코강판에서 생산 중에 있다. 포스코가 인수하면 포스코강판 입지가 애매해진다.

  다만 포스코의 인수 가능성은 당진 부근의 내륙 지역에서 포스코 거점이 없어 현대제철과의 경쟁에서 밀린다는 점이다. 또 현대제철이 인수할 경우 자동차 외 부문에서 포스코와 경쟁할 무기가 갖춰진다는 점에서 견제를 하려는 것이다.

 
  ▲현대제철, 자동차 중심에서 벗어나

  현대제철은 가장 인수가능성이 높은 업체로 꼽히고 있지만 구체적인 인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투자를 많이 한 상황이어서 추가적으로 큰 비용을 들여 투자를 하는데 조심스런 입장이다.

  동부제철이 바로 옆에 위치해 있고 자동차 외 미약한 부문을 충당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핵심사업을 자동차 중심으로 이끌어가려는 회사 방침에 어긋난다. 자동차강판은 현대제철이 반독점적인 위치에 있지만 나머지 부문은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인수를 꺼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 외 냉연 판재류 사업부문의 수익이 좋지 못하다. 따라서 타 업체들이 수익을 낸 것에 대해서도 그리 관대하게 바라보지 않고 있다.


  ▲제3의 인수자?

  현재 예전 동부제철의 주인이었던 김준기 회장이 재인수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는 소문이 업계 내에서 돌고 있다. 산업은행은 가격만 맞춰준다면 중국 등 해외 업체에도 매각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비싼 값을 주고 인수하기에는 부담이 되기 때문에 산업은행과 어떻게든 협상을 통해 다른 조건들을 통해서라도 이득을 보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 제3의 인수자에게 넘어갈 공산이 크다.

  동부제철을 알짜기업으로 보는 산업은행과 인수하기에는 2% 부족하다고 여기는 국내 철강업체들의 다른 시각 때문에 쉽사리 결정이 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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