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보고서, 용역발주 문제 없나

철강산업 보고서, 용역발주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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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4.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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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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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철강재 가격 상승 도화선의 하나가 됐던 철강·석탄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180만명 실직자 종합지원 방안이 지난 18일 공개됐다. 중국 정부의 ‘공급 측 개혁’ 방안 수립과 이의 주도면밀한 실행은 구조조정 성공 가능성을 상당히 높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조선, 해운, 철강, 건설 등 과잉공급 업종을 지정하고 이의 구조개편과 구조조정을 서두르겠다는 원칙을 세운 바 있다. 또 이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을 입법하려 했으나 국회에서 너무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또 우여곡절 끝에 법이 통과는 됐으나 이런저런 제한 규정이 들어가 효과 자체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다.

  철강산업의 경우에도 구조조정과 구조개편은 절실하다. 일부 좀비기업들의 빠른 구조조정 없이는 산업 자체의 경쟁력 회복이 불가능하다.

  또 지금의 구조로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이미 충분히 체감했다. 따라서 세계 1위 거대 철강강국 중국과 겨룰 수 있는 구조개편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이렇듯 꼭 필요하고 시급한 철강산업의 구조조정과 구조개편 역시 더디기만 하다. 물론 신중한 검토와 판단이 필요한 일이지만 진행이 너무 느리다.

  산업부가 철강산업 보고서를 언급한 것이 지난 1월이었다. 민관이 참여하는 구조조정협의체를 구성하고 사업재편 관련 보고서를 마련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다. 우선 금융권 위주의 구조조정이 아니라 중장기 미래 비전과 경쟁력을 전제로 한 밑그림을 마련하고 이것을 원칙으로 한 구조조정과 구조개편을 추진하겠다는 점에서 박수를 쳐준 바 있다.

  그런데 아직 구조조정협의체는 제대로 구성도 되지 않았고 보고서도 아직이다. 엊그제 비로소 한국철강협회 주도로 연구 용역기관으로 외국 컨설팅 업체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객관성 시비를 피하고 공신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도대체 누구의 발상인지 몹시 궁금한 일이다. 컨설팅 업무 자체가 공신력과 객관성을 가장 근간으로 하는 일이다. 또 우리의 정서와 환경에 가장 잘 부합하고 우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 성과가 필요한 일이다. 단순한 객관성만으로는 부족한 이유다. 

  좀 더 심하게 극단적으로 얘기한다면 세계적 공급과잉 해소에 기여할 필요는 전혀 없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면 오히려 생산능력을 늘리는 게 바로 우리에게 득이 되는 일이다. 또 국내 컨설팅 업체는 글로벌한 철강 데이터, 세계적 안목을 갖추지 못했다고 치부하는 것은 또 다른 사대주의와 다름 아니다.

  지금 세계 철강산업은 한·중·일이 거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철강 종주국이라며 주도권을 내놓지 않고 우리를 중국과 함께 철강 공급과잉의 주범으로 몰고 있는 것이 유럽과 미국이다.

  이의 잘못을 주장하고 설득과 시정 노력에 나서야 할 정부와 철강협회가 구조개편의 밑그림마저 그들에게 맡기려는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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