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준비’ 이란 vs ‘증산 준비’ 사우디

‘동결 준비’ 이란 vs ‘증산 준비’ 사우디

  • 일반경제
  • 승인 2016.05.0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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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송규철 gcso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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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NIOC “산유량, 동결 참여해도 될 수준”
사우디, 원유에 대한 왕가 영향력 강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주요 산유국 회의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참가국들은 산유량 동결 합의에 실패했다. 증산(增産) 의지를 밝히며 회의에 불참한 이란과 시장의 주도권을 틀어잡으려는 사우디의 반목(反目)이 가장 큰 실패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참여할 의사를 표명했지만 사우디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증산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6일(현지시간) 이란 외신에 따르면 모흐센 캄사리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 국제담당 이사는 산유량 동결에 동참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캄사리 이사는 이란의 현재 산유량이 일일 420만배럴(수출량 일일 220만배럴)에 도달했다면서 “현재 이란의 산유량은 동결에 동참해도 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의 동결 참여 신호는 이 뿐만이 아니다.

 하루 전인 5일, 테헤란에서 열린 국제 석유·가스 전시회에 참석한 로크네딘 자바디 이란 석유부 차관 겸 이란 NIOC 사장은 이란이 제재 이전 원유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면 OPEC 등의 산유량 동결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OPEC 최대 지분 보유국인 사우디의 가장 큰 대항마 중 하나인 이란이 정책 기조를 바꿀 뜻을 표명한 가운데 사우디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Aramco)에 대한 국왕의 장악력을 키우고 원유 현물거래를 시작하는 등 증산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7일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알리 이브라힘 알나이미 석유장관을 해임하고 석유부를 에너지·산업광물부로 바꾸는 등 개각을 단행했다.

▲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 사진: 철강금속신문 DB

 21년 동안 사우디의 원유정책을 지휘해온 알나이미 장관의 뒤를 잇는 인물은 보건장관 겸 아람코 회장을 맡았던 왕족(王族) 칼리드 알팔리이다.

 지금껏 전문 관료에 일임해 온 자리를 왕족이 맡게 된 것으로 사우디의 원유정책에 왕가의 입김이 더욱 거세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사우디는 지난달 말 장기 계약 방식에서 벗어나 이례적으로 중국의 정유회사와 현물판매 계약을 맺었다.

 전문가들은 “일전에 발표한 ‘비전 2030’에 적시된 아람코 주식공개상장(IPO) 또한 증산과 저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총알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며 “사우디는 증산과 주도권 외에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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