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ㆍ포스코ㆍ발레 3사 합작 시너지는?

동국제강ㆍ포스코ㆍ발레 3사 합작 시너지는?

  • 철강
  • 승인 2016.06.1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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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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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고급강 슬래브 자급으로 후판 경쟁력 강화
포스코, 중남미 철강플랜트 시장 진출 기회
브라질 경제상황에 큰 영향…3사 시너지 효율이 관건

  동국제강(부회장 장세욱)의 오랜 숙원사업인 브라질 CSP(Companhia Siderurgica do Pecem)제철소가 현지시각으로 6월 10일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CSP제철소가 위치한 브라질 뻬셍을 방문하려면 한국에서 비행기로 거의 하루가 걸릴 정도로 먼 거리에 위치해 있다. CSP를 갔던 사람들 대부분은 장거리 이동에 혀를 내두른다. 이렇게 멀고 험한 지역에 지는 CSP제철소가 합작사인 동국제강, 포스코,  동국제강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 전략적 목적의 대형 프로젝트 

  CSP제철소는 브라질 원료업체인 발레(Vale)와 동국제강, 포스코 등 3사가 각각 50%, 30%, 20%의 지분을 출자해 만든 합작법인이다. CSP 사업은 브라질 주요 국책사업의 하나로 진행돼 왔다. 합작 3사 모두 전략적 목적 하에 참여하고 있어 사업 성공에 대한 니즈가 명확한 프로젝트이다.   

  우선 가장 지분이 많은 발레는 세계 1위의 철광석 공급업체이자 지금은 민영화 되어 있지만 여전히 국영기업 성격을 띄고 있다. 따라서 국책사업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지니고 있으며, 브라질 북동부 낙후지역 개발과 함께 철광석 부가가치 제고, 캡티브 마켓 확보라는 이유로 CSP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올해까지 CSP가 위치한 쎄아라주에 7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를 구축했다. 부두 확장과 용수 및 폐수시설, 발전소, 도로 및 교량 건설 등을 통해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고 이를 통해 쎄아라주에서만 직간접적으로 약 1만6천명의 고용효과를 만들어 냈다. 

  쎄아라주는 CSP 건설 중에 6% GDP 증대 효과가 있었으며, 제철소가 본격 가동하면 GDP가 12%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쎄아라주의 주도인 포르탈레자의 GDP증가율도 건설 중에 12%, 가동 이후에는 24% 늘어날 전망이다. 제철소가 위치한 공단도시 Sao Goncalo는 최대 400% GDP 증가가 전망되고 있다. 

  3사 중 가장 적은 지분을 보유한 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고로생산성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을 통해 CSP제철소의 EPC 공사를 진행했다. 44억달러의 해외건설 수주성과를 기록함과 동시에 중남미 철강플랜트 EPC사업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면서 북미지역에 원료생산기지를 확보할 수 있다.   

  CSP사업을 기획한 동국제강은 과거 세계 최대의 후판 단압밀이었지만 CSP를 통해 후판 전문밀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질 수 있다. 특히 고급강 슬래브에 대한 안정적인 소싱이 가능해져서 후판사업 수익성 제고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 CSP제철소의 위치

  ■ CSP의 사업구조와 동국제강의 기회   

  CSP의 지분구조는 앞서 살펴봤듯이 발레 50%, 동국제강 30%, 포스코 20%이다. 투자비는 총 55억달러가 계획돼 있고 이중 자본금 25억달러는 3사가 지분율대로 납입했으며, 나머지 30억달러는 CSP에서 차입하는 형식이다. 차입금 가운데 수출입은행고 무역보험공사에서 9억달러, ECA(Export Credit Agency)를 통한 역외금융 12억달러, 브라질 국책개발은행(BNDES)의 역내금융 9억달러가 각각 차입되는데 이 차입금에 대해 3사 모두 지분율대로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지분구조는 위와 같지만 사업구조는 이와 다르다. 고로 기준으로 연산 300만톤의 CSP제철소는 슬래브만을 생산하는데, 완전가동시 280만톤의 슬래브를 생산하게 된다. 포스코의 고출선 제선기술이 녹아들면 슬래브 300만톤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동국제강은 CSP 완전가동 시 160만톤의 슬래브가 할당(오프테이크 물량)되어 있고 나머지는 발레와 포스코의 몫이다. 지분율은 둘째지만 생산 반제품(슬래브)에 대한 조달권리와 책임이 가장 크다.  

  동국제강은 기본적으로 총 160만톤의 오프테이크 물량 중에서 60만톤을 국내로 들여와 후판 압연소재로 사용하고 나머지 100만톤은 외부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글로벌 슬래브 시황 반등과 사전 판매기반 구축 성과에 기반해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슬래브 가격이 연초에 비해 크게 오르면서 당초 계획했던 CSP 손실 전망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조기에 손익분기(BEP)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슬래브 직접 조달로 원가절감 효과가 연간 100억원에 이르고 고급강 후판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출증대 효과는 연간 1천억원에 이르고  슬래브 가격 협상력 강화, 품질 비용 절감,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등 무형의 가치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100만톤의 외판량의 경우, 사전에 전 세계 슬래브 고객사들과 MOU를 체결하며 장기공급계약을 추진했으며 이미 체결된 내용만 연간 100만톤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 관계자는 “시장조사 결과, 전 세계적으로 대형 고로의 셧다운으로 슬래브 공급이 빡빡한 상황이고 지난해처럼 CIS산 슬래브 공급이 크게 늘더라도 100만톤 외판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없어서 못 팔수도 있다”라고 자신했다.

  동국제강은 이외에도 물류(인터지스), IT(DK유엔씨) 등 계열사의 글로벌화 및 사업기회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 리스크도 있지만…

  CSP를 걱정하는 부분은 과거 독일 티센크룹이 브라질에 건설했던 CSA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항상 제기돼 왔다.

  당초 CSP 제철소 건설은 동국제강과 철광석 회사인 브라질 발레사가 2005년 5월 공동 출자하면서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여러 차례 부침을 거듭한 후 2010년 포스코가 20%의 지분 투자를 결정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독일 최대 철강회사인 티센크룹이 브라질에 산타크루즈 제철소(CSA) 건설에 나섰다가 모기업까지 흔들리는 유동성 위기를 겪은 사례가 있었다. 산타크루즈 제철소에도 CSP 합작사인 발레가 10%의 지분으로 참여했는데 결국 사업철수가 결정된 바 있다.   

  이로 인해 발레의 역할이 CSP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CSA가 티센크룹 주도로 진행됐던 사업인데 반해 CSP는 3사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다. 특히 가장 큰 지분이 있는 발레가 CSP에 고품위 철광석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 관계자는 ”고품위 원료 공급에 관한 내용이 계약에 모두 포함돼 있다“면서 ”발레가 SD11이란 프로젝트로 채굴원가가 최저 수준인 철광석 생산을 본격화 할 예정이며, 세계 최고의 제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가 참여하고 있어서 고품질의 쇳물을 저원가에 생산할 수 있기에 사업성은 충분하다. 최근 슬래브 시황이 살아난 점도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브라질 헤알화 가치 폭락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약 7,700억원의 대규모 누적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지난 1분기에는 동국제강과 포스코 모두 수백억원의 지분법 평가이익을 냈다. 단기 실적일뿐이지만 이는 CSP의 경영성과가 브라질 경제상황과도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는 점이다.   

  이렇듯 CSP 제철소가 가동되면 여러가지 기회요인과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는데, 이 문제를 3사가 어떻게 슬기롭게 풀어나갈 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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