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보도와 국익·업계 대변 사이에서

사실보도와 국익·업계 대변 사이에서

  • 철강
  • 승인 2016.06.1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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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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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엊그제 모 종합일간지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1고로의 비정상 가동 문제를 대서특필했다.

  철강금속업계 유일의 전문지로서 본지가 관련 정보를 확보한 것은 5월 12일 문제 발생 직후였다. 일관제철소가 철강산업 내에서 갖는 비중을 고려할 때, 아주 중요한 정보요, 특종 거리였다.

  하지만 본지는 관련 소식을 곧바로 기사화 하지 않았다. 사실 보도와 업계 대변(代辯), 나아가 국익(國益) 사이에서 적지 않은 고민을 한 결과였다.

  사실 보도는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자, 의무다. 하지만 본지는 이 중요한 의무를 다소 늦추기로 결정했다. 당시 여러 주변 상황이 당사자들은 물론 국내 철강업계 전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당시 규모 확대를 위해 개수공사를 진행하던 포스코의 광양 5고로도 마무리가 지연되고 있었다. 광양 5고로는 당초 계획에서 2주가량 늦춰진 6월 7일 화입식을 가졌다.
철강 시장의 특성상 상공정 차질은 시장 전반의 혼란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당시 중국 발 공급과잉이 다소 해소되면서 시황이 개선되고 가격도 회복 추세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고로 생산이 제대로 안 된다는 소식은 호전되고 있는 시장에 찬물을 뿌리고 왜곡 현상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다분한 일이었다. 일부에서는 무리하게 재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이 틈을 중국산이 파고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사이 기사 게재에 대한 본지의 고민은 계속됐는데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접하고 일단 보도를 결정했다. 철강 시장 관계자들만 주로 보는 인터넷신문(스틸앤메탈뉴스)에, 정확한 사실만 전달키로 결정하고 5월 17일 12시경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이어 가동중단 소문이 나오자 정확한 상황 전달을 위해 24일 2차 기사를 인터넷에, 이어 25일자 신문에도 게재했다. 물론 해외 관계자들이 주로 보는 영문판(Korea Metal Journal)에는 기사를 게재치 않았다.

  이런 과정에서 앞서 일간지 보도를 접한 업계 관계자들은 주요 광고주이다 보니 제대로 기사를 게재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 보도와 국익, 업계 대변이 상치될 경우 본지 종사자들이 숙명적으로, 기꺼이 짊어지고 있는 고민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된다. 혹 당사자가 사실을 왜곡하거나 대응이 늦을 경우 언론 보도는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미 현대제철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경험이 많은 포스코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 같아 이를 권유하고 포스코에도 도움의 당위성을 역설한 것도 본지 관계자들이었다.

  전문지는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 그리고 그 업에 대한 진정한 애정이 최소한의 자격일 것이다.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는 철강금속 관련 인터넷신문, 또 일반 매체들의 관련 기사들로 인해 적지 않은 걱정이 생기는 이유다.

  또 철강금속신문에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자유로운 기사 게재를 걱정해주는 이들이 바로 본지 힘의 원천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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