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U 탈퇴 선택하다... 찬성 52%, 반대 48%

영국, EU 탈퇴 선택하다... 찬성 52%, 반대 48%

  • 철강
  • 승인 2016.06.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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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송규철 gcso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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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증시 폭락, 유럽 경기 위축 가능성
영국, 무관세 교역 비중 줄고 금융산업 타격

우리나라의 경우 對英 수출 부정적, 對EU 수출 긍정적

영국·EU 경제성장률 둔화 감안해야

 영국이 지난 43년간 몸담았던 유럽연합(EU)을 떠난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23일(현지시각)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가 끝난 후 24일 오전 6시(한국시각 오후 2시)까지 진행된 개표 결과, 찬성표가 과반을 넘어 브렉시트가 확정됐다고 전했다.

 국민투표 확정이 어떤 구속력을 발휘하지는 않지만 영국은 EU의 리스본 조약에 따라 2년 이내에 EU와 재협상을 벌여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EU의 사실상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50조에는 탈퇴 협상이 2년에 걸쳐 이뤄질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브렉시트가 결정되더라도 하루 아침에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2년 내 재협상이 실패하면 그 시점부터 탈퇴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에 끼치는 영향

 브렉시트 확정으로 불확실성이 급격히 고조되고 국제투자자들이 동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이러한 출렁임은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영국 및 유럽 증시가 단기적으로 폭락하고 유럽과 일본 국채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 경기 위축을 우려한 ECB가 양적완화 기간을 연장하고 한도 확대를 통해 대응할 경우 유로화와 파운드화 동반 약세가 진행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기구들은 브렉시트에 따른 금융지표 악화와 교역 감소 등으로 2017년까지 EU 실질 GDP가 0.5~2.0%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브렉시트 이후 OECD와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실질 GDP는 2018년 0.6%포인트 낮아질 전망이다.

  ◇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끼치는 영향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 경제는 10~15년에 걸쳐 후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재무부는 브렉시트 시 EU 잔류 대비 경제 성장이 단기적으로 1.3~3.3%포인트, 중장기적으로 0.1~7.5%포인트 후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관세였던 EU 역내무역과 EU의 FTA체결국과의 교역이 관세화 되면서 영국의 수출이 위축되고 수입 물가가 상승할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무관세 수입 비중이 20.6%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EU와 영국의 교역 관계에 관한 재협상 결과에 따라 영국이 지금과 같이 자유롭게 EU와 역내 교역을 지속할 수도 있으나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EU 역내무역에서 무관세가 아닌 최혜국대우(MFN) 관세를 적용받게 돼 피해를 입을 수 있다. EU는 다른 나라에 비해 평균 MFN 관세가 낮은 편이지만 영국의 대(對)EU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 화학제품, 식음료품 등의 관세는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영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하락해 수출이감소할 수 있다.

 EU와 FTA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미국과 중국 등의 경우 관세율, 교역 규모는 기존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유럽 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더 이상 수행하기 어려워지면서 외국인 투자 유입 역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유럽 내 최고의 외국인직접투자(FDI) 대상지이다. 2014년 기준 영국의 FDI 실적은 유럽 내 1위를 차지했고 투자 잔고는 1조파운드를 넘어섰다. EU 단일시장에 대한 높은 접근성, 언어, 낮은 규제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렉시트로 법인 면세 혜택이 사라지면 투자 유입을 기대하기 힘들다.

 영국의 금융서비스 수출도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금융서비스 수출의 40%는 EU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는 EU의 동일인 원칙(Single Passport Rule, EU 내 한 국가로부터 설립인가 등을 받은 경우 다른 회원국에서 자유롭게 지점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에 근거한 것으로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EU 회원국이 아닌 제3국 기업이 되기 때문에 이 원칙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 브렉시트가 우리나라 경제에 끼치는 영향

 브렉시트로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확대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영국은 올해 1~4월 우리나라 주식 4,200억원을 순매수 했는데 이는 전체 외국인 순매수 금액(2조8,000억원)의 1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매수와 매도 금액을 합산한 거래기준으로는 34%를 차지해 올해 우리나라에 투자한 국가들 중 가장 활발한 거래 현황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영국 주요 수출 품목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시장에서 EU와 FTA를 체결하지 않았던 미국, 중국, 대만 등의 국가들과 경합 중인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들(제트유, 운송기계 부품, 섬유, 석유화학제품 등)은 0%로 적용받던 관세효과가 사라지면서 영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 영국과 무관세로 교역하던 EU 역내 국가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관세장벽에 직면하게 되어 우리나라 수혜품목의 가격경쟁력 약화 영향이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EU 역내 국가로의 수출의 경우 영국과의 교역이 활발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도 유예기간 2년 후 영국과 교역에서 관세장벽이 발생하게 됨에 따라 이는 우리 수출기업에게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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