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보고서, 비밀유지가 최선인가

철강보고서, 비밀유지가 최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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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2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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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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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철강업계의 가장 큰 관심은 크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 번째는 미국과 중국으로 대변되는 철강 무역 전쟁이 과연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하는 일이다. 두 번째는 전 산업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 구조개편에 대한 관심이다. 

  그 중 철강산업 구조조정 및 구조개편과 관련해서는 철강업계의 초점이 한 군데로 모아지고 있다. 바로 한국철강협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철강보고서’ 컨설팅이다. 

  이번 철강보고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연초 대통령 신년업무보고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한 이후 현실화 되기 시작했다. 철강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사업재편의 가이드 라인과 기본 계획, 지원 방안, 그리고 세부적으로는 중장기 수급 전망, 품목별 적정 설비 규모 등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철강보고서는 출발 과정에서부터 업계의 의견이 분분했다. 또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 제기도 적지 않았다.

  우선 과거에도 연구용역을 통한 철강산업의 현황 분석과 발전전략을 세우곤 했으나 실질적인 활용이 별로 안됐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들은 특히 지난 1998년 수급 전망 연구용역의 경우, IMF 극복 과정에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아예 수급 전망 자체가 시작부터 오류였고 따라서 전혀 활용되지 못한 사례를 들었다. 
  그러나 본지는 ‘철강보고서’ 연구용역에 대해 적극적인 환영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철강산업의 지속 생존발전을 위해 중장기 미래 비전이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또한 업체 자율만으로는 산업 전체 측면에서의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이 불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민관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구성과 적극적인 활동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했다.

  그런데 보고서를 맡을 용역업체를 외국계 컨설팅 업체로 한정한다는 협회의 방침은 처음부터 기대감과 믿음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국제적 객관성을 이유로 들었지만 우리 철강산업의 현실과 환경, 그 속에서 최선을 가장 잘 찾을 수 있는 대책과 방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협회와 용역을 맡은 컨설팅 회사는 시작부터 상호 비밀유지 협약을 맺었다. 다시 말해 불과 주요 철강업체 5개사만으로 구성된 ‘민간협의회’와 철강협회만이 진행되는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했다. 국가적 과업으로 수행하는 철강보고서 용역이 이런 식으로 진행돼서는 말 그대로 외국계 컨설팅 회사만을 위한 도로(徒勞)에 그칠 가능성이 다분하다.

  진행을 오픈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밀실 작업으로 끝나 전혀 현실에 적용이 불가능한 한낱 책상 위 보고서가 되기 십상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이 별로 없건만 가장 중요한 구조조정 사업재편의 첫발부터 이 모양이라는 것이 너무도 아쉬울 뿐이다.

  지금이라도 빨리 진행과정과 내용을 공개하고 각 분야의 의견을 수렴, 반영하는 것이 다소 일정이 지연되더라도 그래도 현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활용되는 보고서를 만들 수 있는 차선책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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