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은 어김없어 또 다시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한 해를 정리하고 공과를 따져보는 것은 새로운 시간에 대비하기 위한 첫 번째 준비다. 같은 차원에서 본지 역시 철강시장 정보지 스틸마켓(Steel Market) 12월호를 통해 2016년 세계 철강시장을 정리해 봤다.
역시 가장 큰 이슈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였다. 미국을 필두로 무역구제 정책이 연이어 터져 나왔고 철강 분야가 가장 극심했다.
무역협회는 올해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확산된 이유에 대해 세계경기 회복 둔화, 미국 대통령 선거, 중국의 중속성장 전환 및 이에 따른 공급과잉 심화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철강 등 과거 호황기에 투자했던 산업들의 공급과잉이 심해졌고 이에 따른 밀어내기식 수출이 지속된 탓이다.
두 번째 철강 산업에 있어 큰 이슈는 원료인 철광석, 원료탄 가격 급등이다. 지난 3년간 발레, 리오틴토, BHP빌리톤 등 원료 메이저 3사 등은 철광석 생산능력을 2억톤 이상 확대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 경쟁을 가속화했다. 이것이 장기적 가격 약세로 이어졌지만 올해 2월 저점을 찍었다.
원료탄은 날씨 등 단기적인 수급 불안에 중국의 석탄 내수 생산 축소, 미국의 석탄 수출량 감소 등이 겹치면서 공급 측 요인이 컸다. 여기에 중국 철강사들이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고품질 원료탄 사용을 늘린 것이 기폭제로 작용했다고 분석된다. 철광석 가격 강세 역시 원가부담을 줄이기 위한 중국 철강사들의 고품위 철광석 수요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료 가격 초강세는 제품 가격으로 전이돼 최근 세계 최저가 시장인 중국에서도 열연강판 내수가격이 500달러 후반대를 넘어섰다. 수출 오퍼가격도 500달러 수준까지 올라섰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제품 가격 강세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상황이다. 판재류는 물론 봉형강류, 강관 등 철강 전 제품에 걸쳐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공급 측면에서의 제품 가격 상승은 여전히 불안한 요인을 안고 있음은 물론이다.
세 번째 세계 철강업계의 이슈는 역시 ‘구조조정’이다.
올해 세계 철강산업에 있어 가장 큰 구조조정 건은 중국의 바오우강철 출범이다. 중국 2위, 6위 업체인 바오산강철과 우한강철의 합병에 이어 1위 허베이강철과 5위 셔우두강철의 합병을 통한 남북 중국 철강그룹 재편설, 독일 최대 철강사 티센크루프와 인도 타타스틸의 합병 논의 등 세계 철강산업 지형도를 바꿀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다. 세계 철강산업 구조개편은 생산능력 감축을 통한 철강 수급 개선의 효과도 기대할만하다.
그러나 가격 불안, 보호무역주의 확대 등으로 세계 철강산업의 2017년은 역시 녹록치 않을 것이 분명하다. 국내 철강업계의 더욱 철저한 각오와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