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로 대신 가스로 구축…비용 절감 탁월
지난해 90억원 매출, 전년 대비 소폭 증가
대형선박용실린더라이너 연산 2만톤 공급
인천시 서부일반산업단지 3,500여평의 터에 자리한 주조기업 주식회사 광희(회장 허경욱)는 한국전쟁 당시인 1953년 출범, 60여년 넘게 한국 주조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곳 서구 산단에 위치한 30여개의 주조 업체 가운데서도 광희는 국내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0억원의 가량의 매출을 올려 전년(89억원)보다 소폭 증가하면서 선방했다.
이는 광희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스 용해로 2기(8톤,12톤)를 운영하면서 비용 절감과 함께 생산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게 크게 기여했다.
국내 주물기업들은 원가에서 전기료가 15%를 자치할 정도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내 대부분 주물업체들이 전기로를 사용한데 따른 것이다.
그렇다고 전기로가 가스로보다 우수한 것도 아니다.
광희의 조영삼 사장에 따르면 12톤의 용해로의 경우 가스로는 6억원의 설치비가 들어가지만 전기로는 15억5,000만원으로 가스로보다 두배 이상 비싸다.
여기에 열효율도 전기로는 30% 정도지만 가스로는 80%로 3배 가량 높다고 조 사장은 강조했다.
아울러 가스로는 안전사고 위험이 적고, 관리가 용이하지만 전기로는 폭발 위험과 함께 전문 관리자가 필요하다. 전기로와 가스로의 품질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광희가 전기료와 인건비 등 원가를 줄이는 대신 생산성은 높아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광희의 경우 주조와 가공공장에서 사형주조로 대형선박용실린더라이너를 연산 2만톤 규모로 생산하고 있으며, 대부분을 두산중공업과 현대중공업, 중국 업체에 각각 공급하고 있다.
광희는 공정스마트화도 완료했다.
광희는 후처리(6개), 가공(7개), 기타(3개), 열처리(1개) 등에 최첨단 설비와 함께 24개 원소를 검사할 수 있는 스펙트로미터 등 13개의 검사기를 갖췄다. 게다가 광희는 정보 기술(IT)를 이용해 가스 용해로의 생산성과 품질을 실시간으로 점검한다.
현재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국내 2,200개 공장은 생산성 개선과 제품불량 감소, 원가절감, 납기 단축 등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신 이들 기업들은 여력을 사업다각화, 신규판로 개척, 일자리 창출 등으로 돌려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여기에 인건비 절감도 광희의 매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광희에는 허 회장을 필두로 조영삼 사장 등 42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중 외국인 노동자가 12명(28.6%)으로 여타 업체보다 많다.
이들 외국인 근로자들은 국적인보다 상대적으로 임금은 낮지만 일하려는 의지가 높고, 성실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진단했다.
조영삼 사장은 “근래 들어 올해가 가장 힘들 것이다. 원가절감으로 중국 업체와 경쟁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광희가 가스 용해로를 가동하고 있는 점도 경쟁력 강화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광희는 직원들의 임금도 몇년째 동결하고 있으며, 일부 임직원들은 임금을 회사에 반납하고 있다”며 “원가 절감으로 어려운 고비를 넘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조 사장은 “자전거 페달을 돌리지 않으면 넘어진다. 어려워도 멈추지 않고 공장을 가동해야 유지된다”며 “생산이 줄면 안된다. 적자를 보더라도 일단 생산 물량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광희는 충남 예산군 1만여평(건평 4,210평)의 땅에 공장을 새로 짓고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전이 완료되면 광희는 생산량이 연산 3만600톤으로 급증하게 된다.
다만, 2007년 개정된 산업단지 관리 기본계획법에 주물업종 간 공장 양도·양수·임대를 금지하고 있어, 서부 산단에서 예산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광희를 포함한 현지 14개 주물 업체는 이전을 못하고 있다. 법대로라면 시설투자비도 회수하지 못한 채 공장을 헐값에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