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기업, 올해가 마지노선”

“주물기업, 올해가 마지노선”

  • 철강
  • 승인 2017.03.06 04:01
  • 댓글 0
기자명 정수남 snju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가·인건비 대폭 올라…납품단가는 찔끔 상승
政, 뿌리진흥 예산도 지속 감소…올해가 ‘고비’

#.
“지난 50여년 간 주물기업을 운영했지만, 올해처럼 어려운 해는 처음입니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주물기업 비엠금속의 대표이자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인 서병문 이사장의 말이다.
“주물 등 뿌리기업에는 올해가 근래 들어 가장 어려울 것입니다.” 인천에 소재한 주물기업 주식회사 광희의 조영삼 대표의 말이다.
“국내 주물 기업들은 올해가 마지노선입니다.”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권영길 전무의 말이다.

국내 주조업계 관계자들은 올해가 주조 등 뿌리기업에는 최대 고비라고 최근 입을 모았다.

주물업계 관계자들은 올해가 국내 주물기업들의 최대 고비라고 입을 모았다. 광희의 작업장 전경. 정수남 기자

주물기업의 가장 큰 고객 가운데 하나인 조선산업이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저가의 중국산이 중장비와 산업기계 분야에도 침식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 지적이다.

여기에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위후 원자재가와 임금은 꾸준히 상승했으나 납품단가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는 점도 주물기업을 어렵게 하고있다.

실제 조선의 구조조정과 자동차, 중장비 등 수요산업의 침체, 생산기지 해외이전 등으로 주조물량은 연평균 40% 이상 급감했다. 최근 3년 간 납품단가는 ㎏당 200~300원 가량 내렸다.

이로 인해 비엠금속의 경우 최근 5년 사이 매출이 30%(630억원→440억원,2012년대비 2016년) 줄었다. 같은 기간 수주 물량도 3만4,000톤에서 2만4,000톤으로 29%, 납품단가 역시 ㎏당 18%(1,400원대→1,150원대) 각각 축소됐다.

반면, 최근 10년 간 최저임금은 71.6%, 전기요금은 49.8%가 각각 오르는 등 제조원가는 급등했다. 국내 주물기업의 경우 원가에서 전기요금이 평균 15%를 차지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서 이사장은 남품단가 연동제와 징벌보상제를 전면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원자재·전기요금·임금인상분 등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것이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발주처가 일방적으로 발주를 취소하거나 구두로 명확한 근거 없이 발주해 임의로 납품단가를 깍을 경우 이를 배상하게 하는 제도다. 모두 대기업을 상대로 한 제도라 시행에 어려움이 있지만, 현재 고철, 선철 후란수지는 납품단가 연동제 대상이다.

아울러 정부의 뿌리산업 진흥 예산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점도 주물 등 뿌리기업에는 악재다.

주물 등 뿌리업계 인력 부족도 업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

정부의 올해 뿌리산업 진흥 정책예산은 558억원(산업통상자원부+중소기업청)으로 전년보다 12%(78억원) 줄었다. 이중 산업부 예산은 2013년 408억원에서 이듬해 514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15년 486억원, 2016년 490억원에 이어 올해는 다시 전년보다 30% 가량 줄었다.

게다가 주물 인력 부족도 관련 기업을 어렵게 하고있다. 현재 마이스터고교나 대학에 주물 전공은 없고 오로지 현장에서 인재를 길러내 자급자족하고 있는 실정이다.

권영길 전무는 “주조는 산업의 근간으로 주조산업이 무너지면 국내 산업의 경쟁력 역시 상실한다”면서 업황 회복을 위한 특단의 정부 대책을 주문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뿌리산업 진흥을 위해 2011년 진흥법을 만들고 관련 예산을 책정하고 지원을 시작했으나, 갈수록 관련 예산이 감소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주물업계는 올해가 최대 고비”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업황을 감안해 주물조합은 올해 조합원사의 수익 개선을 위해 공동구매 사업을 지속한다. 이중 하나가 주물사 경화제인 후란수지 공동구매다. 이는 연간 80억원 상당의 사업으로 조합 전체 공동구매 사업(400억원)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